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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을 지키는 생존지식 45 - 무작정 믿는 순진한 소비자를 낚아채는 꼼수에 날리는 날카로운 카운터펀치
조규봉 지음 / 황금부엉이 / 2020년 8월
평점 :
철들고 제 손으로 돈을 벌게 되면서부터 깨달은 것 하나가 있다면 그건 바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사는 자체가 크나큰 모험이요 3D 직업인 동시에 까딱하면 봉 아니면 호구 취급당하기에 십상이라는 점이다. 안 그래도 세상 물정에 별 관심이 없어 어수룩하기 짝이 없는 데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뭘 알아보는 자체가 불가능했던 예전에는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요즘 이런 눈먼 소비자들은 호갱님으로 불리운다. 슬기로운 소비생활은 곧 호갱님 안되는 비결에 다름아니다.
세상이 복잡하고 다양할수록 정보의 양도 폭발하기 마련이다. 예전에는 몰라서 당했다면 지금은 알고도 당하는 헛똑똑이가 안 되면 다행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의 저자에게서 우매한 소비자들을 다만 악에서 구해줄 정보로 무장한 존재감을 엿볼 수 있다. 그저 속기만 하면 다행이겠지만 그 뒤를 잇는 정신적 금전적 피해와 시간의 허비로 인해 우리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된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기업들은 이윤 창출과 그 극대화가 본위이기 때문에 현명한 소비생활은 거의 오롯이 소비자들의 몫으로 남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소비의 모든 것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기 쉬운 굵직한 소재를 위주로 구성되었다. 식품, 질병과 의약품, 의류와 신발, 자동차와 전자제품, 광고, 무료와 할인정책 그리고 전화 통신으로 모두 7부로 이루어졌다. 개별 소재마다 본문의 끝에 요약본을 달아놓아, 사실 요약본만 제대로 읽어도 무리없이 핵심적인 정보 획득이 가능하다. 게다가 다양한 형태의 그림과 도표, 사진 자료가 풍부하여 가독성을 높였다. 저자가 기업 취재 전문 기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내용 전달력 솜씨가 매우 좋고 내용 또한 매우 공들여 조사한 모습이 역력하다.

한 마리 1,500원짜리 브라질산 생닭이 2만 원짜리 닭튀김으로 변신하고, 우유 한 방울 안 들어간 탈지분유 음료수가 유제품인 양 팔리고, 30년이 지나도 끄떡없는 치아 충전재 아말감을 굳이 금으로 씌우라 권하고, 말린 잎담배는 해롭지만 전자 담배는 해가 없다며 버젓이 판매하고, 피부가 좋아지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유해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을 내놓고, 질소 한 봉지를 샀더니 과자를 덤으로 주더라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기업들의 행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이런 기현상에는 물론 소비자들의 과잉 욕구나 욕심이 원인으로 작용한 예도 많겠지만, 일단 소비자로서는 기본적으로 물 좋고 정자 좋은 곳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항상 기억해야 하겠다. 피와 땀과 노력의 대가인 돈을 적재적소에 쓰는 45가지 슬기로운 소비생활, 이 책과 함께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