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이렇게 화냈어야 했는데! - 적재적소에 전략적으로 화내는 33가지 방법
가타다 다마미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화는 내는 순간 사라진다화는 참을 때 더 커진다.” -에밀리 디킨스


가끔 외국인 친구들로부터 한국인들은 평화를 사랑해서 그런지 화를 잘 참는 편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상당히 공감한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느끼는 분노는 민족성이나 개인의 기질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것 같다. 분노 사회, 불안 사회, 불공정 사회라는 말로 에둘러 분노를 표현하지만 화를 참아봐야 얻는 것이라고는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다.


 

화를 참으면 성공한다는 말은 거짓이고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 그럼 언제 어떻게 분출한담? 적재적소에 전략적으로 분출하여 순기능을 얻기란 쉽지 않은 법인데, 어느 정신과 의사가 30년 임상경험을 통해 밝혀낸 33가지 해법을 제시한다. 모 아이스크림 메뉴보다 겨우 두 개 더 많다.

 

이 책은 작고 휴대가 간편한 문고판 분노 표출 지침서로 그야말로 군살 빼고 핵심만 담았다. 무엇보다 분량이 적어 언제 이 두꺼운 책을 다 읽겠냐는 독자의 분노를 미리 방지하고 있어 일단 건강에 유익해 보인다. 내용은 화내지 않는 사람은 손해를 보며(1), 분노의 진짜 원인을 찾지 못하면 매일 화만 날 뿐이고(2) 직장에서 화 분출 요령(3), 가족과 친지, 지인과 이웃으로 인한 화 다루기(4), 이렇게 해도 화가 다스려지지 않을 때(5)로 구성되었다.

 

저자가 분노의 양팔 저울이라 이름 붙인 기준에 따르면, 현실 생활에 적응하기 위하여 욕구의 충족을 연기하거나 단념하는 심리상태인 현실원칙’, 또는 고통보다 쾌락을 추구하고 본능적인 충동에 따라 즉각적, 직접적 만족을 얻으려는 심리상태인 쾌락원칙이 있다. 쉽게 말하자면 화를 분출함으로써 무엇을 얻고 잃을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또한 전략적으로 화를 표출하기 위한 3단계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분노를 느낀 순간 그 감정이 분노임을 자각한다. 둘째, 분노의 원인이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인지, 자신의 이익을 침해당했기 때문인지, 혹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것인지를 분석한다. 셋째, 위에 언급한 분노의 양팔 저울을 기준으로 분노의 표출 여부를 결정한다. 현실적으로 화를 내게 되는 상황은 예고 없이 오는 법이라 이를 실제 상황에 적용하려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쨌든 화를 표출하더라도 그 방향 역시 중요하다. 억눌렸다가 화산처럼 터져 나오는 분노의 방향이 내부로 향하면 자해가 되겠지만, 외부로 잘만 분출되면 엄청난 성공의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저자의 경우 방송 직전 자신의 글이 의도적으로 삭제당하는 모욕을 당한 후, 보란 듯이 성공하여 몇십 배로 갚아주겠다는 분노에 전례 없이 원고 집필에 집중한 결과 베스트셀러를 내게 된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사람을 화나게 하는 감정 속에는 깊은 슬픔, 두려움, 선망과 질투, 과대평가 등의 요인이 있으며 이를 마음속으로 잘 알아채야 화를 다스릴 수 있다면서, 우리를 화나게 하는 분노유발자 다섯 가지 유형,즉 항상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득형, 자기 자랑과 우월감을 확인하는 자기애형,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행복으로 삼는 선망형, 자신의 잘못을 타인에게 전가하여 몰아세우는 부인형, 엉뚱한 대상에게 화풀이하는 치환형을 제시한다. 아울러 실생활에서 분노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한 대처법으로 회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를 권하고 있다.

 

결국, 분노를 잘 표출해야 하는 이유는 행복한 생활을 누리기 위함이다. 자신에게 화를 돋우는 분노유발자는 고쳐 쓸 수 없으니 잘 피해 다니되,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주지시키고 있다. 한편 친구이면서도 주종 관계를 만들고 싶어 하는 인물로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 처음 등장했던 프레미(fremy = friend + enemy)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성장 과정에 프레미였던 어머니와 친할머니에게 보란 듯이 행복하게 잘 살아줌으로써 행복이야말로 최고의 복수임을 상기시키고 있다. 인생 뭐 있겠나. 독자 여러분, 건강하게 분노하고 행복하게 삽시다.

"화는 내는 순간 사라진다. 화는 참을 때 더 커진다." -에밀리 디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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