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는 지금까지 통제 밖이었던 인생의 시간표를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작성함으로써 직장생활, 대인관계 및 개인의 행복감을 한 차원 높여줄 전략을 제시하는 한편, 가령 1주일 단위의 한정된 시간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면 업무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느긋한 사람들의 사례와 같이 누구나 생산적이면서도 즐거운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책 뒷부분에 실린 실천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내 시간을 추적한다 – 30분 단위의 범주별로 시간일지를 기록함.
2. 나에게 최적화된 시간을 디자인한다 – 이상적인 하루의 현실을 그려 봄.
3. 기억할 만한 일들로 시간을 채운다 – 기억을 환기하는 시간을 만듦.
4. 빈 시간을 채우지 않는다 – 뭔가를 하지 않는 시간을 즐김.
5. 서두르지 않는다 – 일상 속의 작은 휴가 시간을 가짐.
6. 행복을 위해 투자한다 – 가장 행복한 순간을 하루의 시작으로 설정.
7. 조금씩 꾸준히 한다 – 하루 10분 운동, 200자 글쓰기.
8. 사람과 보내는 좋은 시간의 가치를 안다 – 인간관계에 투자.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나는 서구인들의 시간 개념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불교의 윤회설과 같이 동양인들이 나선형의 반복적인 시간관을 지녔다면, 서양의 시간관은 서구 문명에 깊은 흔적을 남긴 기독교의 직선적 시간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다. 그리스도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힘을 유일하며 또한 반복될 수 없는 사건이라고 생각하는 믿음을 통해 시간을 과거와 미래 사이에 뻗쳐있는 직선적인 경로로 보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영문법의 ‘시제’에 대한 설명이야말로 직선적 시간관을 가장 잘 표현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 같은 직선적 시간관은 18세기 서구의 진보적 역사의식과 결합하면서 더욱 구체화 된다. 철학자 니체의 표현을 빌리자면 서양은 '피안과 영원의 모래 속에 코를 박고' 있기를 거부하고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지상 왕국 건설에 매달렸던 것으로, 특히 자연과학의 발전은 서양의 근대적 시간관 형성에 절대적 영향을 끼쳤으며 뉴턴은 그 상징적 인물이다. 그의 수학적 시간관은 결국 시간을 공간화했으며, 시계의 발명은 그 물리적 표현에 지나지 않았다.
서양의 이 같은 시간관은 오늘날 타율적이고 체제 순응적인 인간을 탄생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대인들은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할 정도로 자신도 모르게 시간을 내면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1주일 168시간을 어떻게 잘 쪼개어 쓸 것인가를 묻는 동영상을 보고 치밀하고 계획적인 시간 운영방식에 공감하면서도 ‘왜 꼭 그래야만 하는지’를 묻는 독자도 있을 법하다. 비록 동서양의 시간관이 출발점부터 다르기는 해도 우리 독자들께서는 시간 관리 방법을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어울리는 방식으로 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드는 지혜를 발휘하시리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