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무삭제 완역본) 데일 카네기 초판 완역본 시리즈
데일 카네기 지음, 임상훈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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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살이의 편의를 돕는 과학기술이 아무리 진보하였다 하더라도,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은 결국 그의 마음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니 일의 결과를 좌우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맺기야말로 가장 절실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라 하겠다. 따라서 대인기술이야말로 일의 처음과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고 진정한 일의 성공을 원한다면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비록 21세기 격변의 대한민국과 20세기 초 산업기술 및 상업화의 발흥 시기이던 미국이라는 시간과 장소의 배경적 차이가 있음을 고려하여 이해해야 함에도, 미국 역사 속의 실화, 기업가들의 성공담, 저자 자신의 경험담, 사교계의 숨겨진 일화 등에서 시대와 지역을 초월하며 통찰력 넘치는 인간관계에 대한 카네기의 조언은 그 간결함으로 더욱 빛난다.

 

  내용 전체가 버릴 것 하나 없이 인간관계에 대한 주옥같은 조언이지만, 지금껏 타인과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와야 했던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건대 특히 울림이 강한 구절들을 일부 모아보았다.

 

-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라. 절대로 그 사람이 틀렸다고 이야기하지 마라. (175) Show respect for the other man’s opinions. Never tell a man he is wrong. 자신은 틀려먹었다고 스스로 책망부터 하는 사람은 없다. 세 살짜리 어린아이도 금방 혼날 짓을 하다 들켰을 때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부터 찾는다. 자신은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 게 인간 본성이고 역설적이게도 그래야만 생존에 유리하다. 이를 뒤집어 말하자면, 나의 의견을 존중해 주면서 자신과 다른 점을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절대적인 공감과 지지를 보내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내가 먼저 타인을 존중하고 인정하면 되는데, 글쎄 이를 알면서도 과연 일상에서 얼마나 실천하는지는 각자가 돌이켜 볼 일이다.

 

- 싸워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하지만 양보하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는다. 따라서 사람들을 당신 뜻대로 움직이고 싶다면 이 규칙을 기억하라. 당신이 틀렸다면 빨리, 분명히 인정하라. (184) If you are wrong, admit it quickly and emphatically. 문제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 또는 강압적으로 양보하거나 양보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고맙게도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지 발견된다. 잘못을 서로 먼저 인정하려는 사회 분위기가 몹시도 아쉽다. 사회적 강자일수록 약자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미덕이 부족하여 갑질이 횡행하는 요즈음 더욱 절실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 이 책을 읽어서 단 한 가지, 즉 항상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당신뿐 아니라 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태도를 얻을 수 있다면, 그 한 가지만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당신 생애의 경력에서 중요한 이정표 하나가 세워진 것이다. 따라서 불쾌감을 주지 않고 적개심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바꾸고 싶다면; 진심으로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려 애써라. (229) Try honestly to see things from the other person’s point of view.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역지사지, 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지능지수보다 훨씬 중요한 감성지수 혹은 사회성지수를 많이들 얘기한다. 다른 사람의 관점 따위는 개에게나 주라는 식으로 알량한 권력을 휘두르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많이 보아왔다. 한 사람의 인성을 알아보려면 약간의 권력을 주어보면 안다고 했다.

 

- 다른 사람과의 교제에서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나름의 방식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람을 찾는 데서 그치면 안 됩니다. 당신이 올바른 사람이 되어야만 합니다. (324) 생각해 보라 타인의 영향으로 나는 대체 얼마나 바뀌었다고 보는가. 스스로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한, 사람은 잘 고쳐지지 않는다. 오죽하면 사람은 고쳐 못 쓰는 법이라고 하겠는가. 상대를 바꾸려 들지 말고 내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조언이나 비결이라도 실천에 옮겨졌을 때 그 가치가 빛난다. 안 그래도 서로 마음의 위로가 아쉬운 시대를 사는 우리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인간관계에 대한 금과옥조뿐만 아니라 학식 지식 금전보다 사람 됨됨이가 최우선적 가치관인 시대를 열망하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카네기가 말하는 성공적인 인간관계란 단순히 개인의 이익과 영달의 목적을 넘어선 사회와 인류 전반의 믿음을 회복하는 기초이기 때문이다. 독자분들의 생각도 이러한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기를 감히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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