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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을 읽는 시간 - 나를 휘두르고 가로막는 여덟 감정의 재구성
변지영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 요즘 왜 이런걸까? 아 그래? 그건 말이지..
속내를 털어놓아도 좋은 친구처럼 저자는 쉬운 일상의 용어로 사례를 들어가며 알아듣기 쉽고 편하게 말한다. 슬픔, 그리움, 죄책감, 수치심, 배신감, 원망, 분노 그리고 두려움. 저자는 여덟 가지 감정을 제시하며 심리상태가 잘 반영된 사례와 영화 줄거리 소개와 더불어 주인공의 감정변화를 잘 묘사한다. 특히 걸핏하면 욱하는 모범남인 재혁의 이야기는 너무도 흡사하여 마치 나의 지나온 이야기인 양 착각이 든다. 어린 시절 엄하고 무서워 감히 싫어도 싫다 소리를 낼 수 없었던 아버지와, 너는 다 좋은데 꼭 이게 문제야 라며 짙은 여운의 소리를 입에 달고 사셨던 어머니에 대하여 표출하지 못하고 커 온 분노가 마음에 쌓였고 급기야는 나의 아이들에게로 전달되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감정의 기복을 경험하면서도 일일이 감정을 표출하거나 압도당하지 않고 대체로 잘 지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기억은 잊혀도 감정은 늘 마음속에 앙금을 남긴다. 감정에 휘둘리는 이유는 자신의 감정을 자신도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감정은 한 사람의 지난 삶을 구성하는 강력한 요인이면서도 영원불멸한 것도 아니다. 지난날의 경험과 현재의 조건, 미래의 전망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이러한 가변성 덕분에 감정을 알아차리고 관점을 바꾸면 결국 삶은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가 누구나 ‘감정 설계자’라고 말한다. 감정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자극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내는 대상임을 강조한다. 감정의 경험을 통해 수동적으로 반응하기만 해왔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파악하고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단순한 지식이나 정보의 습득에서 벗어나 자기 마음을 휘저어 놓는 ‘새로운 경험’을 권유하며, 감정에 휘둘리고 과거에 매몰되지 않는 만족스러운 일상을 누리라고 한다. 감정의 모호함과 불확실성을 기꺼이 포용하며 당당히 삶의 안개 속으로 걸어 들어가시라고 말한다. 그럽시다 까짓거.. 여지껏 감정에 휘둘리느라 지쳤다면 스스로 감정을 설계하는 삶으로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