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고 단단하게, 법정의 말 - 내려놓음의 마음 공부 ㅣ 고요하고 단단하게
권민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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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소유의 시대에 존재를 일깨운 스님, 법정

비움으로써 나를 나에게로 되돌리는 철학 에세이 [고요하고 단단하게, 법정의 말]


현대인의 불안은 종종 '부족해서'가 아니라 '넘쳐서' 생긴다고 합니다. 할 일, 만남, 약속, 걱정, 기대가 한꺼번에 몰려오면 마음은 자연히 경직되고요. 마음이 경직되면 작은 말에도 상처받고, 작은 일에도 과하게 반응하며, 관계는 쉽게 갈라질 수 밖에 없지요. [고요하고 단단하게, 법정의 말]에서 권민수 작가는 법정 스님의 말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법정 스님의 문장은 우리에게 확실한 해답을 주지는 않아요. 해답을 가로막는 혼탁한 마음의 상태를 먼저 정리하게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법정 스님의 말을 깨우친다는 것은, 거창한 깨달음보다는 내 삶의 감각을 되찾는 일에 가깝다고 해요. 스님의 말을 곁에 두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 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첫째, 마음의 소음을 줄이는 능력이 생깁니다.

둘째, 삶의 우선순위가 또렷해집니다.

셋째, 관계가 '상대'에서 '나'로 옮겨갑니다.

넷째, 슬픔과 상실 앞에서 무너지지 않는 중심이 생깁니다.

다섯째, '열심히'가 아니라 '제대로' 사는 감각이 돌아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한 명언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가 붙드는 관계 하나에서 조용히 시작되는 삶의 기술입니다. 단순히 읽고 지나간다면 안될 것 같죠?


법정 스님은 산중의 수행자로 알려져 있지만, 다양한 저서와 강연들을 통해 그의 말이 자리하는 발걸음은 늘 속세의 사람들 곁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법정 스님의 문장들로 가득 차있는데요, 그 문장들을 통해 비교에 지친 마음을 채울 수 있습니다. 


법정 스님의 단순 저서 문장에만 기대지 않고, 대표 저서들뿐 아니라 강연집과 법문 기록, 정기 법회에서 실제로 건넨 말씀, 그리고 여러 자리에서 회자되어 온 핵심 문장들 까지 폭넓게 엮어있어서 '법정의 말'을 하나의 총체적인 흐름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도 다시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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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꽃인데 나만 그걸 몰랐네 ㅣ 나태주의 인생 시집 2
나태주 지음, 김예원 엮음 / 니들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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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풀꽃 시인 나태주의 인생 시집 2번째 [나도 꽃인데 나만 그걸 몰랐네]는 청춘을 위한 시를 모은 것으로, 지난번에 인생 3부작 프로젝트 첫 번째 시집 [참 잘했다, 그걸로 충분하다]에서 청소년을 위한 시를 다룬 것에 이어 두번째다. 청소년 시기보다 청춘의 시기가 더욱 힘겹고 중요한 시기로, 작가는 청춘의 시절이야말로 부모나 어른의 그늘로 부터 벗어나 '자기 스스로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서 살아야 할 시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어떻게 생각해보면 독립적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시기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더욱 많은 갈등과 피로와 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시기이므로 나태주 시인이 시를 통해 청춘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축복과 기도는 너무도 큰 사랑이라 느껴진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시만 모은 것이 아니라, 사랑과 행복을 그린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림들을 함께 담았다. 힐링은 두 배가 되고, 눈은 두 배가 즐거워진다. 


사실 시라는 것을 예전에는 좋은 줄 몰랐다. 입시 교육에 의한 부작용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시에 담긴 시인의 마음을 헤아리다 보면 어느새 나는 위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시들을 오래오래 가까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나태주의 인생 시집 3번째는 또 어떤 선물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p.21

나도 분명 꽃인데 / 나만 그걸 / 몰랐던 거다 / 봄이다 이제 / 너도 꽃을 피워라.


p43

반짝이는 게 어디 하늘의 별뿐이랴!


p.139

밤하늘 빛나는 별과 함께 / 너는 빛나는 별이다 / 너의 별을 따라 나도 또한 / 빛나는 별이다.


p.159

나무마다 향내나고 / 풀잎마다 별의 몸내음 / 스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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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예찬 - 문구인 김규림이 선택한 궁극의 물건들
김규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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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림의 소비 예찬을 나역시도 예찬한다. 나의 소중한 물건들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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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예찬 - 문구인 김규림이 선택한 궁극의 물건들
김규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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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이렇게 흥미로운 책이 있다니~ 읽는 내내 관심이 가는 분야라 그런지 몰입되었고, 신박한 물건들과 그 물건들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평소 문구에 관심이 많고, 특히나 예쁜 쓰레기(?)에 애정이 많은 나로서는 책의 내용이 많은 공감을 이끌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일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과 취향을 켜켜이 쌓아온 김규림을 이루는 60가지의 물건들과 각 물건에 얽힌 우여곡절 비하인드 스토리가 펼쳐진다. '나'다운 기준'으로 고른 물건들 위에 쌓여가는 흥미로운 그만의 이야기와 사유들이 가득 담겨있어서 재미있게 엿볼 수 있었다.


"이런 물건을 대체 어떻게 구했어요?"라고 감탄을 자아내는 그녀의 취향 컬렉션을 필기구부터 시작해 소품, 가구, 의류, 공간까지 한 권에 묶었다. 특히 문구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필기구에 관심이 갔고, 실제로 나도 같은 펜을 가지고 있었던 것에 대해 약간의 동질감을 느꼈달까? 그러면서도 값비싼 소비 물건을 볼 때면, 나와는 조금 다른 결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굳이?라는 말이...그런데 책에서도 이야기 한다. 이 '굳이'라는 말에 많은 의미가 답겨 있다는 것을 말이다.


김규림은 평소 '소비예찬'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돈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곤 하는데, 작가가 진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돈을 쓰는 소비행위를 넘어 잘 소비한 물건 하나가 삶을 훨씬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이끌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그 가능성에 대한 진심 어린 '예찬'이라는 것이다. 사소하지만 은근히, 내 일상을 조금씩 나은 방향으로 밀어주는 것들의 힘을 믿는다고 하는데, 이 [소비 예찬]을 읽어 본 독자들이라면 어떤 의도인지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IT 회사에서 약 10년간 마케터로, 2023년부터는 스타트업에서 브랜드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는 김규림은 15년차 블로거이자 문구를 사랑하는 문구인이다. 좋아하는 물건들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데서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소비 예찬의 마지막 소비로 소비의 끝판왕은 공간이라면서 자신이 소비한 모든 것들을 한곳에 품을 수 있는 집을 소개했다. 책 중간중간 이야기 했던 '차실'은 많은 독자들이 갖고 싶은 공간이 아닐까한다. 온전히 자신이 고른 물건들과 가장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인 차실에 고요히 앉아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삶을 그려보는 작가님의 모습을 그려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많이 부럽다. 


p.24

클릭 한 번, 프롬프트 입력 한 번이면 귀찮은 일들을 모조리 생략해버릴 수 있는 요즘 시대에도 다소 번거로운 요소들을 굳이 곁에 두는 삶을 살아가고 싶은 마음. 만년필을 손에 쥐고 느릿느릿 글씨를 쓰는 일, 쓰면서 잉크와 종이, 펜의 궁합을 섬세하게 살피는 일. 기꺼이 귀찮은 일들을 곁에 두는 이 마음이 결국 나를 더 나답게 살아가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p.155

어떤 장비나 물건은 그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한다. 사실 대부분의 것들이 그렇다고 믿는다. 진심으로 대하기만 한다면, 물건은 언제나 우리를 다른 세계로 데려다 준다. 새로운 물건들과 함께 항상 궁금한 것들을 신나게 넘나드는 일상을 살아가고 싶어 오늘도 나는 새로운 장비 근처를 기웃거린다. 내일은 어떤 장비를 들여볼까?

p.235

좋아하는 마음은 나를 움직이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하고, 나의 세계를 확장한다. 아직 마음의 문을 닫기는 이르다. 좋아하는 것들에 기꺼이 마음과 시간을 내어주며 영원히 닫히지 않는 마음으로, 먼 훗날 아직도 미피 좋아하는 할머니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

p.254

무언가를 좋아할 수 있는 마음이 아직까지도 살아 있다는 얼마나 큰 축복인지. 되도록이면 오래오래, 덕질을 뜨거운 마음으로 해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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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그곳이 천국이었네 - 탄자니아 ㅣ 여행그림책
나태주 지음 / 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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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다양한 시집을 읽어봤지만, 이번 시집은 독특하게도 여행 시집이다. 시인이 탄자니아에서 만난 바람, 햇빛, 선물 그리고 작은 기적을 시인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쓰고 그려 나간 것들이 [돌아보니 그곳이 천국이었네] 한 권의 책으로 독자들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것이다.


80세 노시인은 6년 간 후원해 온 "눈이 크고 맑은 얼굴이 둥근" 어린 소녀를 만나기 위해 탄자니아에 도착했다. 시인에게는 "생애 최상의 여행"이었던 붉은 먼지와 바람과 햇빛이 가득한 생명의 나라에서 일곱 날을 보내고 돌아와, 다시 돌이켜본 삶의 장면들을 신작 시 134편과 시인이 직접 그린 연필화 62점을 함께 담아내고 있다.


이 시집의 1부 '탄자니아의 시'에서는 여든의 시인이 꼬박 21시간을 달려가 6년간 후원해온 소녀를 만나는 여정을 담고 있고, 2부 '생명의 선물'에서는 시인의 80년 인생을 함께한 사람들과 세상에 대한 감사를 이야기 한다. 그리고 마지막 3부 '먼 곳'에서는 시인의 몸과 마음이 머물렀던 장소와 순간을 보여준다.


그동안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들을 산문이나 그림책으로 출간된 것은 많이 봐왔다. 그런데 새롭게도 여행 시집이라니... 담담하게 여행을 하면서 써 내려 간 나태주 시인의 다정함이 시에 그대로 녹아 내려있다. 그리고 직접 그린 연필화는 그 어떤 사진보다도 좋았다. 서툴지만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 본 것들이 그림으로 남아 있는 것이 시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돌아보니 그곳이 천국이었네]는 한참동안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이었다. 어쩌면 지금 내가 보내고 있는 이 시간들이 나중에 돌아봤을 땐 좋았던 시절이었음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었기에... 지금은 깨닫지 못하는...





 함께 보내주신 나태주 시집 필사 노트에 시인의 시를 필사하는 시간들은 또 다른 선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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