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없는 화가

그림 없는 화가, 곰 아저씨 ㅣ 재미마주 신세대 그림책
이호백 글, 박예진 그림 / 재미마주 / 2015년 3월

그림없는 화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일인 화가에게 그림이 한 점 없다니 아주 이상한 일인데요.

화가 곰 아저씨는 너무 게을러서 그림이 없는 것일까요?

그러나 이 책을 넘기자 마자 화가 곰 아저씨가 게으르지도 그림에 대한 열정이 없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곰 아저씨가 그린 그림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어느 누구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이가 없었습니다.

곰 아저씨에게 이 세상은 너무도 그리고 싶은 것들 투성입니다.

마음 먹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찰라 속이 안 좋아서 고욤 열매를 떨어트린 직박구리를 보게 되면서

곰 아저씨는 잠시 붓을 내려놓습니다.

배가 아픈 직박구리가 여간 마음에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곰 아저씨는 읍내 염소 아저씨네 약국에 가서 약을 사서 직박구리에게 가져다 주기로 합니다.

곰 아저씨의 머릿 속에는 그리고 싶은 것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숲 속 모든 것이 아저씨의 눈에는 그지없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곰 아저씨가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이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느 곰 아저씨를 방해한 것일까요?

아저씨;는 그리도  그리고 싶어하는 그림보다 숲 속 친구들의 딱한 사정이 더 마음에 쓰였습니다.

곰 아저씨는 기쁜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느라  여전히 그림 한 점 없습니다.

곰 아저씨의 머릿 속에서는 끓임없이 새로운 색을 만들어 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약국에 간 곰 아저씨는 약을 사러 갔다가 염소 아저씨의 부서진 선반을 고치기 위해  족제비네 목재소로 갑니다.

그리고 염소 아저씨의 선반을 만들기 위해서  족제비 아주머니의 아이 족두리와  놀아 줍니다.

아기 족두기와 신나게 놀아주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곰 아저씨의 모습이 참 정겹게 다가오는데요

곰 아저씨는 성심껏 족두리를 돌봅니다.

곰 아저씨가 족두리와 놀아주어야 족두리 아줌마는 마음껏 선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시간은 점점 흘러가는데요.

곰 아저씨가 그리려고 했던 풍경도 조금씩 모양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비가 내리게 시작했습니다.

곰 아저씨는 그런 비오는 모습을 보면서 머릿 속으로 그림을 그려 넣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여러 가지 색과 선을 이용해서  곰 아저씨는 끓임없이 머릿 속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비록 캔버스에는 오늘도 그림이 한 점 없지만 곰 아저씨는 어쩐지 섭섭해 보이지가 않습니다.

곰 아저씨에게 이 세상은 그릴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리고  함께할 친구들도 너무도 많습니다.

오늘도 곰 아저씨는 직박구리와 염소 아저씨  족제비 아줌마...를   돕느라  그림을 그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곰 아저씨의   아름다운 그림은 곰 아저씨와 친구들의 마음에 가슴에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아름다고 따뜻하게 그려주는 화가   곰 아저씨

아마 지금도 눈에 보이는 그림보다 더 훌륭한 그림을 사람들의 가슴에  그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