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넘기자 '영원한 고교 1학년 작은형에게'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지구인에게>는 저자가 먼저 떠난 형을 기리며 쓴 글로 만들어진 그림책입니다. 어느 날 밤, 하늘에 분홍빛의 정체 모를 물체가 날아옵니다. 이상하게 눈이 달린 분홍색의 물체는 아버지의 등에 매달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 온 가족이 식탁에 모여 여느 때와 같이 아침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이상했습니다. 음식을 손으로 집어 게걸스럽게 입안으로 구겨 넣는 아버지의 등에는 괴물이 올라타있었습니다. 난폭해진 아버지가 식탁을 뒤집어엎으며 난동을 부렸고, 아이는 아버지에게 달려가 뱀으로 모습을 바꾸어 아버지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괴물을 잡아당겼습니다. 하지만 큰형이 아이를 아버지에게서 떼어내 끌고 갔습니다. 큰형의 얼굴을 뚫고 튀어나온 괴물이 뱀 같은 혀를 날름거리며 아이를 비웃었습니다. 침대에 쪼그리고 누워 울고 있는데 작은형이 들어왔습니다. "너도 보고 말았구나. 너무 무서워하지 마라. 오늘부터 밖에 나가먼 그들을 쉽게 볼 수 있을 거야."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에게 올라타 포악하게 사람을 조종하는 무서운 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무서운 괴물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왜 다른 사람들은 괴물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걸까요? 주인공과 작은 형은 괴물에게 잡힌 아버지와 큰형을 구해낼 수 있을까요? <지구인에게>는 저자가 어릴 적 기차 사고로 잃은 작은형을 그리며 만든 SF 그래픽 노블입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가 인상적입니다. 사람의 등에 올라탄 무시무시한 괴물은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는 이기적인 폭력성을 상징합니다. <지구인에게>를 보며 괴물에게서 벗어나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어우러져 사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위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