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 - 개정판 ㅣ 모든요일그림책 16
박소윤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4년 6월
평점 :
따스한 봄 햇살이 드리워진 넓은 마루에 양탄자가 깔려있습니다. 작은 방석마다 고양이들이 편하게 누워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소파 위에서 이불을 덮고 자고 있는 하얀 긴 털 고양이, 창가에서 잠든 갈색 줄무늬고양이, 자다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는 검은 고양이, 바구니에서 하품을 하고 있는 갈색 꼬리 고양이 등 30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편안한 오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이렇게 많은 이곳은 누구네 집일까 궁금해집니다. 나뭇가지에 여린 나뭇잎이 자라나자 여기저기서 고양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레오야~", "샤샤~", "포리~ ", "봉순아~".자신의 이름을 들은 고양이들이 하나 둘 잠에서 깨어나 이름을 부르는 방향으로 걸어나갑니다. 그곳에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집사들이 고양이 이름을 부르며 고양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녹음이 짙어지고 선풍기가 돌고 수박 접시가 놓인 날도 고양이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는 계속 이어집니다. " 미미야~", "까미~", "클레오~". 소리를 따라 고양이들이 하나 둘 어디론가 걸어나갑니다. 비가 오고, 나뭇잎이 붉게 물들어가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이름이 불린 고양이들은 하나 둘 거실에서 사라져갑니다. 이러다 모든 고양이들이 어디론가 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더 흘러 하얗게 눈이 쌓이자 거실에는 한 마리 고양이 만이 홀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따스하고 아늑해 보였던 거실은 사실은 전봇대가 서있는 마을 어귀의 길거리였음을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마지막까지 이름을 불리지 못한 고양이는 버림받은 아이라는 생각이 드니 외로운 고양이의 모습에 마음이 아려옵니다. 실제로 많은 동물들이 무책임한 주인에게 버림받는 실정입니다.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는 글 없이 잔잔하게 펼쳐지는 그림으로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깁니다.
위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