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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날아오르자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61
허정윤 지음, 이소영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4월
평점 :
시원스럽게 커다란 판형의 그림책 표지에 바람 소리와 함께 까르르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릴 것 같은 행복한 그림이 눈길을 끕니다. 어릴 적 놀이터에 가면 그네가 두 개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그네를 타고 싶어 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곤 했었습니다. 발을 굴러 하늘 높이 가벼운 몸을 날릴 때 그 기분이 참으로 상쾌하고 좋았습니다. 친구와 둘이 같이 한 그네에 올라타기도 하고, 배를 깔고 줄을 돌돌 말아 프로펠러처럼 팽그르르 돌기도 했었습니다. <이제, 날아오르자>의 표지를 보니 어릴 적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행복한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그네에 매달린 장난꾸러기들의 이야기를 만나보러 책장을 넘겼습니다. 따스한 햇살 사이로 바람이 불어올 때, 나무에 묶여있는 그네를 향해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듭니다. 그네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합니다.
신나게 그네를 타던 사람들이 해가 지자 멀리 떠나가고, 매서운 바람이 찾아오더니 번개가 그네를 달고 있는 나무를 쳤습니다. 간신히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나뭇가지는 곧 끊어질 듯 위태로워 보입니다. 그때, 그네의 나무 의자에서 스윽 머리와 두 팔과 두 다리가 나옵니다. 늘 묵묵히 사람들의 무게를 견디며,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던 그네 위로 작은 다람쥐가 쪼르륵 올라탔습니다. "너무 가벼워서 태워 줄 수가 없구나. 친구들과 다시 놀러 오렴." 그네의 말에 너구리, 토끼, 곰, 뱀, 새 등 숲속 동물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동물들은 모두 그네에 올라타서 하늘을 날 기세로 신나게 그네를 탔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 위태롭던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나무에서 떨어진 그네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맙니다. 동물 친구들은 그네 곁으로 모여들어 자신들의 체온을 나누어 그네를 안아주었습니다. 가여운 그네는 어떻게 될까요? 서정적인 글과 맑고 따스한 수채화가 잘 어우러지는 그림책 <이제, 날아오르자>입니다. 사람들에게는 하늘을 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정작 자신은 줄에 묶여있는 그네의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마지막 결말이 더욱 아름답게 다가오는 위로와 응원이 담긴 그림책입니다.
“…… 우리 모두는 오르고 내리고
비우고 채우고
올라가고 떨어지는
그런 운동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네처럼.”
- 이소영 작가의 노트 중에서
위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