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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서울역입니다 - 100년의 시간을 품은 옛 서울역 ㅣ 똑똑한 책꽂이 34
정연숙 지음, 김고둥 그림 / 키다리 / 2023년 6월

어릴 적 명절이면 온 가족이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뵈러 시골로 내려가곤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기차를 타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했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이 돼서는 학교 선후배들과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왁자지껄 엠티를 가곤 했습니다. 지난 세월의 추억이 깃든 서울역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여기는 서울역입니다: 100년의 시간을 품은 옛 서울역>을 만나니 반갑고 어떤 이야기들이 실려있을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책은 1925년 10월 25일 문을 여는 경성역의 흑백사진 같은 모노톤의 그림으로 시작됩니다. 일제 강점기에 ‘경성역’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옛 서울역의 모습입니다. 그 당시 붉은 벽돌에 푸른 지붕, 커다랗고 동근 벽시계가 달린 으리으리한 2층 건물에 사람들은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경성의 유행을 이끌던 신식 교육을 받은 모던 보이와 모던 걸들이 양복을 입고 경성 기차역 안의 찻집과 양식당을 즐겼습니다. 이를 보여주는 소설가 이상이 커피숍에서 남긴 메모가 인상적입니다.

1927년 6월에는 기차가 중국을 지나 드넓은 시베리아 벌판을 가로질러 27일 만에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유럽의 미술관에 갈 수 있었다니 신기하고 지금은 그럴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그 당시 경성역은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잇는 중요한 국제 기차역이었습니다. 1936년 두만강 북쪽 지역인 북간도로 눈물을 머금고 떠나는 사람들, 1945년 8월 15일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던 함성. 1950년 6월 25일 피난을 떠나는 사람들의 탄식... 이처럼 <여기는 서울역입니다: 100년의 시간을 품은 옛 서울역>은 100여 년의 시간 동안 우리와 함께한 옛 서울역의 모습을 정겨운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논픽션 그림책입니다. 각 시대별 주요한 사건들이 시간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어 한국 근현대 생활문화사를 배울 수 있어 역사 공부에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또한 부록에는 지난 100여 년 동안 옛 서울역에서 벌어진 일들이 연도와 함께 시간대 별로 수록되어 있고, 옛날 서울역 내부 사진과 설명도 실려있습니다 . 이 책을 아이와 함께 보고 옛 서울역, 문화역 서울 284를 찾아가 본다면 잊지못할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겠습니다. 

위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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