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떤 날은… ㅣ 나무자람새 그림책 18
안드레아 파로토 지음, 루시아 데 마르코 그림, 엄혜숙 옮김 / 나무말미 / 2023년 6월
평점 :
가던 길을 멈추고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길옆에 피어있는 작은 풀꽃을 보거나, 까르르 웃으며 뛰어노는 아이의 미소를 바라보는 순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있어도 모두 저마다의 휴대폰 화면 속의 세상에 빠져있어 옆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 요즘의 모습입니다. <어떤 날은...>은 높은 건물이 병풍처럼 둘러싼 도시의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어디론가 가고 있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너무 바빠서 아름다운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날들. 그저 핸드폰을 보는 데 너무나 몰두하는 날들. 잠시 눈을 돌리면 될 텐데. 아주 잠깐만이라도. 번잡한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 사이로 코끼리가 서있어도 모두 앞만 보고 달리기에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경찰이 호루라기를 불며 손을 들지 않게 모두 같은 속도로 도로를 달립니다. 신호동의 빨간불에 멈추어도 기다리는 동안 창밖을 보지 못합니다.
건물 안에는 수많은 눈이 숫자와 단어로 가득 찬 컴퓨터 화면을 몇 시간이고 뚫어지게 바라봅니다. 잠시의 여유로 세상의 아름다운 것을 보지 못하고 지내는 바쁜 현대인들의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그림책 속 도시의 모습에는 작은 메모가 달린 빨간 풍선이 계속 등장합니다. 하지만 누구 하나 풍선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어떤 날, 강아지와 함께 길을 가던 빨간 모자를 쓴 아이 하나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다 풍선을 바라봅니다. 나무의 걸린 풍선을 잡아 줄에 달린 메모를 봅니다. 그리고 무어라고 글을 써서 다시 풍선을 하늘로 날립니다. 어떤 글이 하늘을 타고 날아가는 걸까요? 또 어떤 날이 되면 누군가 고개를 들어 풍선을 바라봐 주게 될까요?
위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나무말미, #어떤날은, #안드레아파로토, #루시아데마르코, #그림책, #우아페서평단, #우아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