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서 하얀 화선지 위에 검은 먹물로 쓰인 작품들 앞에 설때면 글씨로 예술을 써내는 서예가는 어떤 생각을 작품에 담아내는 걸까 궁금해지곤 했습니다. 검고 차가운 먹물을 가득 담은 붓에 손끝까지 스며든 노련한 힘의 강약과 여백의 치밀한 계산을 담아 순식간에 써 내려간 서예작품을 볼 때마다 이 글을 써낼 때까지 서예가가 넘어왔을 인고의 시간을 떠올리곤 합니다. <인격 예술>은 '글씨가 곧 사람이다'라는 뜻의 '서여기인'을 좌우명으로 삼고 글을 써오고 있는 한글 서예가 윤영미의 삶과 예술에 관한 진솔하고 속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처음 이 책을 펼칠 때는 캘리그래피 작품집을 보듯 글씨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깊은 통찰과 직업적 소명이 담긴 이야기를 읽어가며 이러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저자의 내공에 매료되어갔습니다. 그만의 고집과 집념이 담긴 글쓰기는 그의 삶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견딘 30년의 시간이 만든 독특한 ‘순원체’로 쓴 47점의 작품은 우리에게 저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자신만의 글씨체를 만들어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순간들을 홀로 외롭게 버티었을지 고독한 예술가의 삶을 살며시 엿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서예는 단순히 글씨를 잘 쓰는 기술이나 기교의 행위가 아니라 인격을 담는 예술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서예가가 갈고 닦아온 인품과 학문의 깊이까지 순간의 획 속에 담아내는 서예작품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갖게 만드는 책 <인격예술>입니다. 위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인격예술, #윤영미, #나비클럽, #서예가, #한글서예가, #순원체, #예술,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