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모노톤이 잔잔한 조명 속에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소년을 가만히 품어주는 엄마의 온기가 덕분일까요? 단색의 그림 속에 빨간 셔츠를 입은 아이가 눈에 띕니다. 아이는 어딘가 마음이 불편한 듯 보입니다. 그런데 아이의 발밑으로 검은 발자국들이 찍혀있습니다. 맨발로 나가서 흙놀이라도 한 걸까 생각하며 책장을 넘겨봅니다. 아이는 생각하기도 싫은 나쁜 일이 있었습니다. 조용한 집에 이제는 엄마와 아이뿐입니다. 아이는 매일 침대에 앉아 창밖을 바라봤습니다. 가끔 엄마가 들어와서 아이를 꼭 안아주었지만 아이는 엄마를 안아주지 않았습니다. 어떤 나쁜 일이 있었기에 이 어린아이가 이렇게 어두운 느낌일까 마음이 쓰입니다. 아이는 괜찮냐고 묻는 어른들에게 말도 하기 싫습니다. 그래서 장난감 삽을 찾아서 자기방 적당한 곳을 골라서 파기 시작했습니다. 땅속으로 깊이, 더 깊이. . . 아이가 마음의 문을 닫고 혼자만의 세계로 들어가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땅속은 어둡고 지렁이와 두더지들로 북적거렸지만 아이는 계속 땅을 팠습니다. 그러다 집 밖 뒷마당으로 나오게 된 아이는 환하게 빛이 나는 창문 너머로 엄마 얼굴을 보게 됩니다. 엄마 얼굴이 빛나는 달같이 느껴집니다. 아이는 엄마도 자신만큼 힘들다는 것을 깨달은 걸까요? ‘언제든 돌아올 수 있잖아’라고 되뇌며 왔던 길로 되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곳은 터널이기도 하지만 집과 엄마의 품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다시 집으로>는 힘든 기억을 갖게 된 아이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마음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모노톤의 담담한 색감으로 전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엄마와 다시 마주 앉아 포옹할 수 있게 되는 아이를 보며 가만히 기다려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다시집으로, #새라하우든, #에리커로드리게스머디너, #한림출판사, #그림책, #우아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