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이 아니라 분홍/오늘책

진홍이 아니라 분홍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우수상 수상작 ㅣ 고학년 책장
정현혜 지음, 전명진 그림 / 오늘책 / 2022년 9월

하늘에 펄럭이는 분홍색 염색 원단들과 이를 올려다보는 소녀의 모습이 너무 이뻐서 표지를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진홍이 아니라 분홍>이라는 제목과 동양화 느낌이 물씬 나는 그림체가 참 매력적입니다 게다가 <진홍이 아니라 분홍>은 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어서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 책의 배경은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는 시대이고 조선 건국에 함께하자는 이방언의 제안을 거절해서 가난과 멸시 속에 힘든 삶을 사는 란이네 집안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목숨을 버리고 충을 선택한 역사 속 사건과 인물들의 이야기와 정몽주와 뜻을 같이하다 죽은 두문동 72인 중 맹가 가문의 뒷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할아버지는 죽음으로 자신의 충을 지켜 내었고 결국 역적 가문으로 전락한 학무와 란이는 지독한 가난과 멸시 속에 할아버지의 위신과 신념에 회의를 느낍니다. 

그리고 란이는 절망을 이겨내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게되고 그 답을 붉은색에서 찾게 됩니다. 란이는 그 붉은색을 염색한 홍염장 할아범을 찾아가 제자가 되고 장인의 정성스러움이 담긴 홍화꽃 손질하기, 황색소 빼기, 잿물 만들기, 오미자초 만들기, 홍떡 만들기 같은 홍염의 과정들을 배우게 됩니다. 염색을 통해 란이는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마음을 쏟아 염색하는 일이 나라를 위한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방원의 즉위식에 쓰일 천을 란이는 분홍색으로 염색합니다. ‘진홍이 아니라 분홍’이라는 혜안은 ‘피를 지운 정치이자 원한을 지운 마음’을 상징적인 의미하는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다루고 있는 동화책이라 아이와 함께 읽으며 관심있어 하는 관련된 내용들을 더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시대에 포기하지 않고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해나가는 주인공의 당차고 진중한 모습이 멋지다고 느꼈습니다. 감각적인 일러스트가 독서를 더욱 즐겁게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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