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영하에게는 작은 개가 있어요>의 표지에는 영하와 강아지가 그려져있습니다. 처음 제목을 보고는 아이가 키우는 강아지 이야기인가 생각했고 하얗고 단단한 양장북의 느낌이 산뜻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고있노라니 왜 영하와 작은 개는 서로 등을 돌리고 앉아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보통 아이가 강아지를 안고 방긋 웃고 있거나 함께 뛰어노는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색채의 톤을 낮춘 차분한 그림체와 이 책의 남다른 분위기에 궁금증을 키우며 설레는 마음으로 책의 첫장을 넘겼습니다. <영하에게는 작은 개가 있어요>의 작은 개는 영하네 집 강아지가 아니였습니다. 영하가 길에서 우연이 만나 '보리'라고 이름을 지어준 강아지였습니다. 보리는 매일 영하에게 왔고 둘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영하는 보리를 자기네 강아지라고 여겼지만 친구들은 보리와 함께 살지 않으니 영하네 강아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얼마후 보리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아이를 만나게 되었고 보리는 그 아이와 함께 가버립니다. 홀로 남은 영하는 보리에 대한 그리움으로 보리 꿈을 꾸며 다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원래 이 책은 영하와 보리가 영원히 이별하는 세드앤딩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영하에게는 작은 개가 있어요>의 결말을 열린결말로 만들어 읽는 이들마다 다른 상상의 이야기를 담아내게 만들었습니다. 책을 가득 채운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는 보리에 대한 영하의 그리움이 보리의 크기로 표현되어 시각화되기도 합니다. 어린아이와 작은 개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그 후를 상상하며 잔잔하고 소담한 이 그림책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