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다운된 푸른 서늘함과 어둑한 무게감이 감도는 표지의 <그림자의 섬>은 제목 그대로 해가 구름뒤로 가려져 그림자가 드리워진듯한 스산하고 축축한 느낌이 감돕니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 다비드 칼리와 클라우디아 팔마루치가 만들어 낸 이 책은 이상한 꿈에 시달리는 동물들의 아득하고 기묘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숲속 동물들을 치료하는 의사인 왈라비 박사는 악몽을 치료하는 꿈전문가입니다. 거대한 발에 짓밟히는 꿈을 꾸는 가시두더지, 스멀스멀 기아 다니는 괴물이 나타나는 악몽에 시달리는 웜뱃, 휙휙 기괴한 소리에 잠 못 이루는 코알라 등 숲속 동물들의 악몽을 시리오와 함께 사냥하는 사냥꾼입니다. 왈라비 박사는 [악몽 사냥 설명서]로 악몽을 사냥하고 시리오는 악몽을 먹어 치웁니다. 어느날 새로운 환자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가 박사를 찾아왔고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합니다. 텅 비어 있는 듯 아무 소리도 없는 어둠만이 있다는 처음 들어보는 꿈 이야기에 박사는 진단을 내립니다. “친애하는 당신은 멸종되었습니다." 책의 첫장을 넘기면 처음 나오는 양쪽 페이지 가득 그리고 책장을 덥기전 마지막 양쪽 페이지에 빼곡하게 칸을 나눠 그려져 있는 128마리의 동물초상들이 멸종되어 사라진 동물들임을 깨닫게되는 순간 소름이 끼쳤습니다. <그림자의 섬>은 인간에 의해 안타까운 최후를 맞이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꿈을 소재로 들려줍니다. 다양한 동물들이 꾸는 악몽이 차라리 부럽게 느껴질만큼 꿈도 꿀 수 없는 소멸된 그들의 모습은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사는 방법에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클라우디아 팔마루치의 멋진 그림은 책장을 쉬이 넘기지 못하고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면 좋을 책입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