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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무 생각 없이 페달을 밟습니다 - 58일간의 좌충우돌 자전거 미국 횡단기
엘리너 데이비스 지음, 임슬애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58일간 자전거 미국 횡단기! 소재만으로도 흥미로웠는데 저자가 만화가 겸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점에서 한번 더 반했습니다.
2009년 한 해 가장 뛰어난 신인 만화가에게 주는 러스매닝상을 수상했고, 2013년 ≪인 아워 에덴In Our Eden≫으로 미국 일러스트레이터 협회 금상을 받았습니다. 2018년 ≪와이 아트?≫로 이그나츠 어워드 그래픽 노블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한때 ‘자전거 수리하는 여자들의 밤’ 회원이었다고 합니다. 58일이라는 기간과 2736km라는 엄청난 이동거리에 나도 모르게 저자가 남자일거라고 생각해 버렸다가 여성임에 또한번 놀랐습니다. 이 엄청난 여정은 시작은 의외로 엉뚱합니다. 아버지가 조립해준 자전거를 택배로 보내기 싫어서 타고 가려는것! 친정에서 집까지 미국을 횡단하는 여정이 그림과 짧은 글들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를 좋아했었다 해도 여자 혼자 사막을 지나 밤에는 다리밑에 텐트를 치고 숨어 자는 모습이 안쓰럽고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를 응원해주고 필요할때면 한달음에 달려와 주시는 부모님과 매일밤 남편과 전화통화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 모습을 보니 가족들의 믿음이 있어 가능한 여행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의 말대로 곧 아이를 낳으면 몇년간은 시도조차 할 수 없기에 시작한 이 여행은 하루의 여정이 한두페이지에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그 하루동안 얼마나 힘겹게 페달을 밟았을지 욱씬거리는 무릎으로 그 작은 텐트에 앉아 연필로 꾹꾹 눌러 그린 그림들이 정말 좋았습니다. 글도 정감있고 정갈한 손글씨로 실려있어서 그림과 너무 잘 어울립니다. 몇번을 아픈 무릎때문에 포기해야하나 울었지만 가족들과 여행중에 만난 고마운 사람들덕에 버텨냅니다. 3,700 km 여행의 시작엔 생각이나 했을까요. 처음본 이들의 집에서 쉬면서 아픈몸을 치유하고 쉬며 다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것이라고 말입니다. 지옥같은 오르막길과 밤마다 숨어 자면서도 아무생각 없이 페달을 밟아간 여정에서 많은 것들을 얻었고 그렇기에 중간에 포기했어도 값진 기억으로 남겠습니다. 삶이 지칠때 한번씩 꺼내서 아무생각없이 페달을 밟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