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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으로 온 카스테라 ㅣ 오늘의 청소년 문학 43
한정영 지음 / 다른 / 2024년 10월
평점 :
"오늘 칠향계를 끓여 아비에게 주었습니다. 끓일 때 향이 탕약 같았고, 끓여 놓고 사위에 올렸더니 삼계탕보다 보기에 좋았고 맛은 더 부드러웠습니다." (-25-)
죽은 엄마가 너무나도 생생하게 살아 돌아왔다. 녹색 치마저고리를 입고, 곱게 머리를 올렸는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버지 역시 멀쩡한 몸이었는데, 남색 두루마기까지 갖추어 입었다. 다미가 그 누구보다 화사했다. 혼례복을 입고 연지곤지를 찍었으니까. 그리고 혼례상 저편에는 순남 오라버니가 사모관대를 차려입고 마주 서 있었다. (-39-)
다미는 가만히 달빛에 젖은 강물을 쳐다보았다.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강물은 마치 흐르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렁이는 달빛만 아니었다면,고요한 호수라 해도 믿을 것 같았다. (-89-)
몇번씩 해보았지만 다 한 번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가수저라도 탕화도, 가수저라는 겉은 너무 시커멓게 탔고, 탕화는 사탕이 별 모양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굳기 전에 난질거리기 일쑤였다. 주막을 온통 단내로 물들여 놓았는데도 제대로 된 건 없었다. (-104-)
청소년 소설 『조선으로 온 카스테라』은 1731년에 태어나 1783년에 사망한 홍대용이 있었던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유럽 여러 나라들은 아시아에서 생산하는 도자기를 탐내었고, 무역선, 동인도 회사를 만들어서,무역을 하였다.그 과정에서, 천주교 ,야소교가 조선, 중국 청나라, 일본으로 들어오게 된다. 실학자 홍대용은 조선 사회의 변혁의 물결 속에서 희생되고 만다.
소설 『조선으로 온 카스테라』은 주인공 다미가 나온다. 아비와 순남오라버니는 고문으로 인해 온몸이 망가졌다. 옆집 오라버니였던 순남 오라버니와 혼례를 치룬 다미는 자신의 신분을 바꾸고 이름을 바꾸었으며, 규합총서릉 활용하여,가수저라를 만드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이 책에 소개되는 가수저라는 지금의 카스테라의 효시다. 조선 숙종 때, 소개되었으며, 사탕가루와 밀가루, 계란을 활용한 고급진 디져트였다. 가수저라는 음식이면서, 약으로 먹었다. 임맛을 돌게 한다. 신세계 푸드에서, 18세기 가수저라를 직접 만들어서, 추석 선물세트를 팔았다. 200년전 우리의 조산들이 먹었던 음식이 1세기 우리 앞에 다시 등장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노란 게란의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서, 각자 맛을 느낄 수 있으며,그 안에서, 카스테라 특유의 부드러움과 달달함을 느낄 수 있다.200년 전 조선 후기 사람이나,지금 한국인이나 입맛은 크게 바뀌지 않았음을 이 소설에서 느낄 수 있다. 책에는 규합총서 이외에, 서유구의 책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신분 사회 조선이 수평사회로 바뀌는 사회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