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에서 바다까지 (오디오북, 신곡 음원 수록)
정중식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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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찢어지는 고통이 느껴졌다.

실제로 몸이 찢어지니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 거였다.

하수구 속은 썩은 악취와 죽은 생선들의 뼈와 대가리.

더러운 오물들이 섞여 있었다.

내 몸은 찢어지며 오물들과 범벅이 되었다. (-본문)



떨어짐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수많은 나뭇가지에 긁혔다.

내 몸의 비늘들이 털어져 나가며

어느 나뭇가지에 아가미가 걸려버렸다.

그대로 잠이 들었다. (본문)



"살려주세요.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도마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쳤지만

제가 도달한 곳은 결국 주방이었어요.

저를 먹을 건가요?

여기는 어디인가요?

현실은 시궁창이었어요.

시궁창에서 벗어났지만,

여기는 어디인가요?

조금 더 가면 폭포가 있겠죠?

저를 놓아주세요.

큰 쥐가 물 끝에 결국 바다가 나온다고 했어요.

바다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본문)



책을 읽는 이유는 삶을 바꾸기 위해서다. 내 삶을 은유적으로 말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언급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놓치고 있었던 것들,잃어버리고 있었던 것, 잊어버린 채 방치된 감정들을 주섬 주섬 담아 보았고,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자기 성찰이 일어난다.삶이란 결국 거기서 거기였다.



책 『도마에서 바다까지』 은 성인동화집이다. 작가 정중식은 2015년 슈퍼스타 K7에서, Top4까지 올라갔으며,가수로서의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영화 '나는 중식이다' 로 심사위원사을 받은 바 있는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다재다능한 예술적 감각과 직관에 의존한 자신의 색을 드러내고 있었다.그가 쓴 책 『도마에서 바다까지』은 세상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스스로 무언가 해야 할지 알고 있는 한예술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그림과 노래,시로 채워져 있었다.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은 어쩌면 작가 본인일 수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생각이 존재한다.그것이 세상과 불협화음이 될 수 있다. 도마 위에 올려진 자신은, 양아치 집쥐에게 먹혀들 수 있고, 시궁창에 자빠 질 수도 있었다.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이란, 작가 자신을 말하는 것 같았다.여전히 인디 가수로 활동하고 있으며,현실은 시궁창에 빠져 있는 느낌이다.누군가 나를 물어뜯고, 어디로 버린다 하여도, 알아주지 않는다. 이런 흐름을 그림으로, 노래로 채운다는 것이 신기하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가수 정중식이 주는 위로란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본인이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때로는 도마 위에,때로는 냉장 고위에, 뜨거운 숯불위에 올라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작가 정중식은 그걸 말하였고, 그것을 나는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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