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Book] MB의 재산 은닉 기술 : 이명박 금고를 여는 네 개의 열쇠 - 이명박 금고를 여는 네 개의 열쇠
백승우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8년 3월
평점 :
사실 MB는 운이 좋았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MB 만큼 쉽게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었다. 과거의 대통령은 항상 자신과 동급의 경쟁자가 있었고, 비등한 상태에서 권력을 쟁취했다. 생과 죽음 사이에서 겨우 권력을 얻을 수 있었던 DJ 와 YS 와 달리 MB 가 권력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가벼움이 있었고, 정동영은 MB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속칭 찍을 사람이 없었고, 정동영을 찍을 바에는 투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선거 이전에 문제가 많았고 비리가 있었지만 그가 대통령이 되는데 있어서 어떤 것도 걸림돌이 되지 못하였고, 자신이 퇴임한 이후 P라는 든든한 방패를 내세워 자신은 거기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물론 P가 단단한 방패였다면, 그는 죽어있는 권력으로서,법과 제도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었겠지만, P는 단단한 방패가 되기엔 너무나도 허술하였고, 공교롭게도 노무현 탄핵을 주도한 인물에서, 최초로 탄핵인용된 불명예를 가진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현재 새 대통령이 되고 난 이후 과거의 지저분한 역서들을 청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우리는 70년간의 짧은 역사 속에서 헌법이 여러차례 바뀌었고, 대통령은 권력 앞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왔다. 영어의 몸이 되거나, 삶을 버리거나, 아니면 권력의 서슬에서 벗어나기 위해 숨죽이고 살아야 했다. 자신을 위해서, 후대를 위해서 살아있는 권력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서 존재하고 있다.
이 책은 궁금했던 책이다. 명박산성을 쌓고,BBK 사건의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현재, 그가 권력을 내려놓고, 살아있는 권력에서 죽어있는 권력으로 바뀌면서, 그의 비리는 하나둘 은폐되었고 지워졌다. 얼마전 구속 영장이 청구될때, 그의 모습을 기사로 보면서 우리 언론의 수준이 이정도인가 싶을 정도로 형편없었다. 이시형이 눈물 흘리는 장면을 연출하면서,MB 가 애국자인 것처럼 보여주는 그 모습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혐오스러웠다역사 속에서 나라를 버리고 도망간 선조를 다시 보는 기분이 들었다 .P는 대통령이 되면서 MB 가 저지른 부패를 학습하였고, 그대로 따라하게 된다. 그것은 스스로 독이 되었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 책에는 MB의 치적(?)으로 올라와 있는 4대강 사업이나 자원 외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가 현대건설의 사장이 되고 난 이후 권력의 실세가 되는 과정이 나와 있으며, 국회의원, 서울시장으로 MB의 권력이 이동하면서 조력자가 되었던 그의 형 이상득과 이상은, 처제인 김재정의 비리가 같이 등장하고 있다. 물론 그 시작은 이시형의 강남에 있는 전세로 되어 있는 집 한채에서 시적되었고, 의문스러운 기업 다스의 실체를 들여다 보고 있다. 도곧동 땅과 내곡동 땅, 전국 곳곳에 숨어있는 M,B의 재산은 어디에서 만들어 졌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포항의 권력의 실세였던 이상득은 MB 가 잡히기 전에 수사 선상에 올라왔으며, 그거 휠체어를 타고 수사 받으러 갔던 장면이 기억 난다. 이상은 또한 MB의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MB가 대통령이 되기 전 가지고 있었던 재산 영포빌딩에 눈길이 갔다. MB의 권력 형성 과정 뒤에는 영포회가 존재하였고,영포회는 상왕이라 불렀던 이상득이 주도하고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면면은 낯설지가 않다.BBK 사건으로 미국의 펀드 매니저였던 김경준은 국내에 소환되어 구속되었다. 그는 MB의 비리를 책한권으로 써냈지만,살아있는 권력이 그걸 용남하지 않았다. 포스코건설이 MB의 도곡동 땅을 사들였고, 그 안에는 MB 소유라고 기록되어 있는 문건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실체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대구 세무서장이었던 안원구는 살아있는 권력이 자신을 노릴 수 있다는 생각에 MB의 비리를 덮어 버렸고, 그는 MB 정권에서 구속되고 진실은 묻혀버리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MB의 권력과 부정부패보다는 죽어있는 권력이 살아있는 권력으로 바뀔 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학습하는지에 더 관심가지게 된다.우리 말에 '줄을 잘서야 한다'는 잘못된 속담이 부정부패를 만들고 수많은 이해관계가 모여서 비리를 덮어버리게 된다. 권력의 정점에 서 있는 누군가가 죗값을 받게 되는 이유는 바로 한국 사회 시스템의 독특한 구조에 있다. 권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인맥이 필요하다. 권력을 가지고 난 이후에는 그 권력을 나눠야 하며, 그들은 돈을 취하게 된다. 돈이 돈을 부르는 이런 필연적인 순환은 결국 우리 스스로 부정부패에 자유롭지 못하며,정치, 기업, 언론, 그 누구도 돈의 기본적인 속성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목장 주인에서 한 기업을 운영하면서 돈을 챙기려 했던 그들의 자화상을 보면서, 이런 모습들은 언제 끝날수 있을까 되돌아 보게 되며,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다. 여전히 나는 MB의 수사와 재판 과정을 눈여겨 보고 있으며, 그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부정부패의 실체가 궁금하다.그리고 권력의 끝은 어디에 있을까 알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