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문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매슈 설리번 지음, 유소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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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다시는 소식도 듣고 싶지 않아. 네 편지도 읽고 싶지 않다. 무슨 말인지 알겠니?
엄마?
날 그렇게 부르지 마라. 네 잘못은 아니지만,그저 태어날 운명이 아니었던 사람들이 있어. 널 없었던 걸로 할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구나. 정말이야. 그렇게 하고 싶다. (p364)

이 소설은 브라이트 아이디어 서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설 속 인물 조이는 책개구리였다. 여기서 책개구리란 어디 갈곳 없는 이들이 서점에서 공짜로 책을 보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을 뜻한다. 물론 나 또한 한 때는 책을 좋아하는 책개구리였으며, 이제 인터넷이 등장하면서,책을 서점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면서 책개구리조차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소설 이야기는 조이가 서점에서 목을 매 자살하면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리디아 스미스는 서점 직원이었고, 조이는 서점에 드나드는 손님이다. 두 사람 사이에 서로 엮일 게 없는 사이. 조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리디아 몫으로 남겨 놓았고, 리디아는 조이가 자살하기 전 남겨놓은 흔적들을 찾아 나가고 있다. 조이의 주머니 속에 있는 자신의 10살 때의 사진들, 조이는 리디아를 알고 있었지만, 리디아는 조이를 알지 못했다. 서로간에 감춰진 비밀들에 대해서, 조이가 남겨놓은 유산 속에 감춰진 퍼즐들을 리디아는 맞춰 나가게 된다.


판도라의 상자였다. 조이가 남겨놓은 사진은 열어봐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서 사람들이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던 비밀들이 드러나게 된다. 리디아는 그동안 연락하지 않았단 아빠와 만나게 되었고, 리디아와 조이 사이의 관계가 우연이 아니라는 걸 리디아는 퍼즐을 맞춰 가면서 알게 된다.물론 조이의 사진이 왜 조이의 호주머니에서 등장하는지 리디아는 밝혀내고 말았다.


소설 속에서 조이는 자신이 죽으면서 리디아에게 미스터리를 맞추라고 한 건 아닐런지. 고아인줄 알았던 조이는 고아가 아니었고, 리디아는 조이의 죽음 뒤에 감춰진 아빠와 리디아의 어색한 관계를 풀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서점 안에 존재하는 이러한 모습들은 서로 간에 다양한 삶의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20년간 감춰진 비밀들이 하나둘 리디아 앞에 도착하면서, 리디아가 느껴야 했던 조이에 대한 감정들, 무심코 지나갔던 조이의 행동들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조이는 깨닫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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