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때기 포트
김이수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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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은 자본이다. 자본은 현실에서 돈이 되고, 사람들은 돈을 얻기 위해 움직인다. 돈이 가지고 있는 영악한 속성은 가난한 사람을 더 가난한 사람으로 만들고, 부자를 더 부자로  격상시킨다. 돈은 인간의 욕망을 투영하는 하나의 개체이며, 때로는 인간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김이수의 소설 <깔때기 포트>는 인천 상륙작전 당시 민간인 학살이 이뤄졌던 깔대기포트라는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주인공 김영민의 인생을 통해 투영허고 있으며, 가난이 우리는 어떻게 구렁터이로 빠트리는지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대학생 김영민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였다. 가난한 삶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지하에서 자취를 하면서, 잡지 배달을 하는 김영민의 인생은 쥐구멍에서 볕뜰 날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싼 곳으로 싼 곳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는 영민의 삶, 그는 희망을 찾기 위해서, 잡지 배달을 시작하였고, 약배달로 바꿔 나갔다.영민이 배달하는 약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보편적인 약이 아닌, 비아그라, 시알리스였다. 중국과 한국의 중간 판매책이며, 조배라는 인물과 함께 일을 시작하였다. 조배와 영민 , 두 사람 사이에는 갈채 똥갈보라 부르는 민다해가 있으며, 다해와 영민은 점점 더 가까워지게 된다. 두 사람간의 위험한 애정전선은 소설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펼쳐진다.


사람의 운명은 우연과 우연이 겹쳐지며, 그안에서 필연이 잉태한다. 영민은 다해를 좋아하였고, 조배가 다해의 애인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처해진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불빛과 같은 존재가 다해였기에 그것을 포기할 수 없었다. 소설은 깔대기 포트에서 이권을 두고 다투는 이들의 모습과 조폭의 난립, 재개발 구역에는 언제나 돈이 돌고 이권이 붙는다는 걸 소설에서 드러내고 있다. 영민과 다해에게 필요한 것은 돈이며, 그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돈이 가져오는 파괴적 속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기 위해선, 스스로 불기둥에 뛰어들 수 있는 무모함이 필요하다. 영민이 추구하는 희망은 그런 무모함에서 잉태하고, 누군가는 영민이 가지고 있는 희망을 갈취하고 있다. 그건 다해도 마찬가지였다.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으면서,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몸을 바칠 준비가 되었던 다해는 점점 더 자신에게 찾아오는 비운의 그림자를 눈치채지 못하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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