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 쉴 틈 없는 회사의 시간과 숨 돌릴 나만의 시간 사이에서
박인경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순간 우리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대화하고, 이해와 공감을 얻길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그것이 쉽지 않다. 사람들관의 소통 문제는 말과 언어가 아니라  서로간에 존재하는 과거의 삶의 궤적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을 살아가면서, 각자 서로 다른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으며, 그것이 때로는 나를 보호하는 방어로 작동할 때도 있다. 나는 나 자신을 보호한다고 생각한 어떤 행동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에서 벗어날 때,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게 되고, 우리는 소통 실패와 마주할 때가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소통을 강조하지만 그것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소통이라는 단하나의 화두가 내 머릿 속에 계속 맴돌았으며, 저자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면 사람들은 거의 비슷비슷하게 살아가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살아간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책 제목에 이끌려서 선택한 이책, 책 제목과 책 속에서의 스토리는 서로 어긋나 있다. 나의 이책에 대한 기대치는 서울에서 건축 일을 하는 동생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 저자가 사는 곳, 일하는 곳 서울에 주목하지 말고 저자의 직업에 주목하라고 말이다. 작가 박인경씨는 서울에 살고 있고, 보육교사 4년차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매일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면서 시간의 패턴에 따라 짜여진 시간들 속에 갇혀 있으며, 숨돌릴 틈 없이 아이들과 반복된 일상을 보내고 있다. 1년차 보육교사로서의 어숙함과 미숙함은 4년차가 되면서 하나의 형식과 틀이 잡혀 나가게 된다. 조금더 여유로워 졌으며, 자기가 일하는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차 늘어난다. 여유로운 일상 속에서 때로는 사회 밖의 일상이 궁금해지며, 사람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추억을 쌓아 나간다.


미디어는 우리의 일상속에서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것들을 비추고 있다. 그건 어린이집 선생님들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미디어는 어린이집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폭행을 하는 나쁜 선생님들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부모들의 걱정과 불안을 재생산한다. 1퍼센트의 문제를 전부의 문제인양 비추는 우리의 모습들, 그것은 아이들과 동거동락하는 어린이집 선생님은 매사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아이가 맛있는 밥을 먹는 것에 관심 가지는 것보다 아이가 체하지 않고 잘먹기를 바라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미혼인 작가 박인경씨는 그동안 아이를 맡기는 부모님의 마음을 정확하게 짚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조카가 생기고 난 이후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그 작은 차이는 아이를 좀더 조심하게 만나고 , 소통하고,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씀씀이에서 나타나게 된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시간이라는 개념이 사라져 시계가 필요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그럼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이 멈추길 바라지 않겠지 (p196)


우리는 꼭 무언가가 되어야 하는 걸까? 만약, 우리가 무언가가 꼭 되어야 한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그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p2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