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현대사 - 시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우리를 웃게 한다
김영주 지음 / 웨일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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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실검으로 '송해'가 뜨면 가슴이 철렁거린다. 90이 넘은 나이에도 전국 노래자랑 진행자로서 우리와 함께 하는 국민MC 송해는 요즘 아이들에겐 진행자로 알려져 있지만, 살아있는 희극인이다. 1960년대 이전 신파극과 악극을 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 왔으며, 희극인으로서 국민들의 삶 깊숙한 곳에 웃음을 전달해왔다. 이 책의 첫 부분은 송해와 라디오에서 TV 로 넘어가는 시기의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2018년 현재까지의 TV 속에 예능의 흔적들을 보여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금 현재 수많은 희극인들이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이 때로는 안타까움으로 남아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추억 하나 하나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1990년 이전 흑백 TV 에서 컬러 TV로 전환하면서 이주일, 최양략, 심형래, 임하룡과 같은 이들이 등장하였으며, 1988년 시작된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밤에와 쇼비디오자키가 생각 났다. 쇼비디오 자키의 코너 중 하나인 동물의 왕국에서 심형래의 우스쾅 스런 모습은 여진히 내 기럭 속의 한페이저첨 남아있다. 또한 이제는 고인이 되어 버린 양종철의 '밥먹고 합시다'도 생각 났으며, 두 개의 코미디 프로그램은 수많은 유행어를 낳았다,


1980년에서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 MBC 에서 방영되었던 뽀빠이 이상용의 우정의 무대가 생각난다. 군대에 가도 외부와 연락이 되고 소통이 되는 지금과 달리 1980년대 후반 군대는 외부와 통제된 삶을 살았다. 우정의 무대 마지막 코너에서 어머니와의 만남,아들이 어머니를 업고 떠나는 모습은 우리에게 눈씨울을 뜨겁게 하였다. 교통편이 지금처럼 편리하지 않았던 그 시절 우리의 어머니는 하얀 보자기에 아들을 위한 먹거리를 바리 바리 챙겼으며, 아들은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곤 했다.


1990년대 김수용, 김용만, 김국진, 박수홍 콤비가 갑자기 나타났다. 대학개그제를 통해 나타난 신인 개그맨은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을 휩쓸어 버렸다. 그중에 유난히 도드라졌던 김국진의 햘약은 '여보세요!'라는 유행어를 낳았고,  국찐이 빵이 등장하였으며, 김국진은 <테마 게임>을 통해 자신의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책에는 소개되고 있지 않지만, 박수홍은 2010년 이전까지 개그맨으로서 특별히 도드란 역할을 하지 못하였다. 노잼 개그맨으로서 박남매 이외에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지금까지 흘러 왔다. 여기서 1990년대 나타난 또다른 개그맨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이휘재다. 이휘재는 해피선데이의 한 코너였던 인생극장에서 '그레 결심했어!'라는 유행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각하였으며, 최근 쌍둥이 아빠로 거듭나고 있다. 


1990년대에서 21세기로 넘어오는 시기는 예능에 있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예능이 웃기는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교양과 예능이 합쳐진 형태의 새로운 예능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김영희 PD 주도로 기획된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양심 냉장고, 몰래 카메라 등등, 지금의 나영석 김태호와 같은 유명 PD 로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각하였던 PD 가 바로 김영희 PD 였다. 예능의 또다른 변화는 코미디 일색의 예능에서 버라이어티로의 전환이다. 서세원의 <서세원쇼>는 유명 연예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고, 그들의 숨어있는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015B의 장호일씨는 그 프로그램의 약방의 감쵸였다. 비록 서세원은 도덕적인 문제로 인해 방송에서 떠나고 말았지만, 그가 코미디언으로서 남겨놓은 흔적들은 무시할 수 없다.


21세기 들어오면서 유재석과 강호동의 활약이 도드라지고 있다. 두 사람이 예능 프로그램 대상을 받기 전까지 박경림, 신동엽, 등등의 코미디언이 예능 대상을 나눠 가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 이후 최근까지 예능 대상은 두사람이 싹쓸이 한다 말할 정도 였다. 간간히 이순재의 <하이킥>이 유재석과 공동수상을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두 사람의 독주 체제는 괘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여기서 여전히 예능 대부로서 이경규의 활약이 돋보인다. 수많은 연예인들이 뜨고 지는 가운데, 이경규와 강호동은 대한민국 대중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인기 연예인들의 얼굴과 이름은 기억하지 못해도, 이경규, 강호동의 얼굴은 기억한다. 두 사람이 지상파가 아닌 종편에서 <한끼줍쇼>라는 프로그램에 입성한 건 신의 한수 였다. 1990년대 후반 보여줬던 예능과 교양의 부활에 정을 더한 프로그램이 나타났으며, 차별화된 전략으로 예능의 한 주축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시대는 변하고 있고, 낡은 것이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고 있다. 송해, 구봉서, 심형래, 서세원, 이경규,김국진, 유재석, 강호동으로 이어지는 예능의 계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과거 일본 예능을 빼낀다는 오명을 가지고 있었던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이젠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나영석은 예능의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며, 그는 1박 2일에서 나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무도 하면 생각나는 김태호 PD 또한 무한 도전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물은 고이면 썩는다는 말처럼, 김태호도 자신의 입지가 점차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은  인식하고 있으며, 김태호의 변화의 시작은 유재석이 MBC 예능 대상에서 물러난 그 시점이다. 나영석이 새로운 도전으로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켜 나갔던 것처럼 김태호 또한 자신의 역량을 다른곳에서 펼쳐 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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