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키스 푸른도서관 80
유순희 지음 / 푸른책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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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는 기획사가 있고, 기획사에는 연예인이 있다. 그들은 서로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움직이면서 돈을 쫒아 다닌다. 연예인과 팬의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처럼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지만, 때로는 불편함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연예인의 개인 사생활까지 침범하는 경우도 있으며, 연예인의 전화번호를 알아내거나, 해킹을 통해 그들의 은밀한 이야기를 들여다 보는 경우도 있다. 이런 모습은 자본주의의 생리이면서, 때로는 사람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도 더라 있다. 이 소설은 그런 가수와 팬의 관계를 엿볼 수 있으며, 평범한 팬이 사생팬이 되는 원인에 대해서, 그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다.


소설 <세 번의 키스>에서는 남자 아이들 그룹 블랙이 있으며, 블랙에는 리더 마성과 시준, 케이가 있다.소설은 대체적으로 가수 시준의 시점과 팬으로서 소라의 시점이 나타나며, 두 사람의 과거의 추억으로 들어가고 있다. 가수가 되기 전 시준은 상파울로에 머물러 있었으며, 소라는 거수 시준을 처음 본 그 순간이 낯설지 않았다. 시준이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흘러온 역사가 쓰여진 시준 연대기에서 소라는 시준과 자신이 겹쳐지는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한 사람은 그걸 기억하고 있었고, 한사람은 그걸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기억을 하는 쪽은 소라였고, 기억하지 못하는 쪽은 시준이다. 소라는 자신의 기억이 맞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다른 팬들이 하지 않는 행동들을 하게 된다.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흉터에 대한 기억들, 그것이 시준이 자신을 기억할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시준은 소라의 기대를 접어 버렸고, 그냥 사생팬으로서 귀찮은 존재였다. 


소설은 가수 시준 시점이 아닌 사생팬이 왜 사생팬으로 머물러 있느냐에 대해서 심도 있게 들어가고 있다. 일반 팬이 아닌 사생팬으로서 한 가수에 집착하는 것,그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 속의 상처였다. 그 상처가 자신의 욕구를 채워 주지 못하고,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욕구를 분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사생팬으로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한 가수를 좋아하는 것이 사생팬의 유일한 희망이 되고, 그것은 가수와 기획사에게 있어서 돈이 된다. 과거처럼 국내에서만 활동하지 않고, 전세계를 다니는 아이돌, 그들을 쫒아 다니는 사생팬은 어쩌면 자신들의커다란 이익이 될 수 있다. 사생팬의 입장에선 자신이 가수를 위해서 공연에 쫒아 다니고,CD를 구매하고, 굿즈를 구매하는 일련의 행동들, 지불한 가치에 따라서 자신의 행동 하나 하나에 자기 합리화 하게 되고,가수의 삶에 개입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가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사생팬이 자기를 위해 돈을 쓰고, 좋아하는 건 이해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 서는 것에 대해선 허락하지 않는다. 소설 속 또다른 인물 마녀(양소라)가 보여주는 일탈적 행동들을 보면  하나 하나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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