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 : 연기·공·유식·선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김사업 지음 / 불광출판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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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덮고 난 뒤 나는 이 책에 나오는 불교교리에 따라 살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았다. 매 순간 흔들리고, 희비가 엇갈리면서, 때로는 누군가를 가볍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선택한다. 신중하지 못하고, 그대로 보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내 모습을 보았다. 불교 교리를 이해하고 있어도 그것이 내 삶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것은 모르는 것이 더 낫다. 불교의 가르침은 내 삶을 바꿔 나가는 것이며, 불교 교리의 핵심 '연기' 를 이해하고, 그것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연기'의 글자 그대로의 의미는 '조건에 의해 생겨난다'이지만 조건이 변하거나 소멸되면 함께 변하고 소멸한다'이다. 이 대의 조건을 불교에서는 인연因緣이라고 한다. 우주의 모든 것은 예외없이 연기의 이치에 따라 생겨나고 소멸한다. 연기의 이치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만고불변이 진리다. (본문)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란 진리이다. 연기는 공이라고도 하며, 무자성으로 대체될 수 있으며, 바꿔 쓰이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는 연기에 따라 살아간다는 건, 내 앞에 놓여진 모든 것을 생성되고 소멸된다는 그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내 앞에 놓여진 돈 또한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내가 머무는 공간 마져도 사라질 수 있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도 언젠간 사라질 수 있다. 여기서 내 앒에 놓여진 것들에 대한 생성과 소멸을 이해하지 못하면 번뇌로 이어지고, 증오와 탐욕, 집착으로 연결된다. 그것은 내 감정을 누군가에게 향하게 한다. 연기를 이해하고 그 진리에 따라 살아가면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고, 내 앞에 놓여지는 것들을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 앞에 놓여진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분별 마저도 잊으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은 말과 언어를 사용하면서 수많은 개념들을 만들었으며, 이원대립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길고 짧은 것, 좋고 나쁜 것, 크고 작은 것, 이런 것들은 이원 대립의 대표적인 것이며, 우리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을 놓치게 된다. 


우리의 일상적 사고의 대부분은 이같이 자성에 근거한 인과관계의 수많은 경우의 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 에서 '이것' 과 '저것' 에 이 자성과 저 자성을 넣었다 뺏다 하는 것이 우리의 사고활동의 실태가 아닌가? 모든 현상을 자성간의 이합집산으로 보고, 이 이합집산의 조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본문)


'숏다리라서 불행하다','롱다리라서 행복하다','서울대학교를 나오면 출세한다' ,'지방대를 나오면 출세하기 힘들다' 처럼 우리 앞에는 하나의 자성과 또다른 자성이 연결되어 인과간계를 형성한다. 그것은 내 앞에 놓여진 문제를 해결하는데 용이하지만, 우리의 사고를 하나의 틀에 가둬 버린다. 인간은 사고체계에 질서를 만든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연기적 사고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으며, 내 눈앞에 놓여진 것들을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것은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가 내 앞에 놓여진 것들을 분별하고 계산하게 된다. 더 나아가 내 감정을 흐트려 놓는다. 집착과 번뇌는 여기서 잉태하며, 나 자신을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 간다. 내 앞에 존재하는 하나의 현상을 공(원인)과 공(원인)으로 구별짓고 있으며, 그것은 또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면서 의미와 가치를 채워 나간다.


우리는 집착하지 말라고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공부에 집착하지 말라고 하면 숫제 공부를 하지 않으려 하고, 돈에 집착하지 말라고 하면 돈 버는 일을 아례 그만두려고 한다. 그런데 어떤 것에 매달리는 것도 집착이지만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것도 집착이다. 매달림과 거부, 그 어느 쪽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것이 중도다. 해야 할 땐, 공부도 열심히 하고 돈도 성실히 벌어야 한다. (본문)


집착에 대한 이해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집착을 버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집착은 극과 극이다. 매달리거나 하지 않는 것, 이 두가지 모두 집착에 해당된다. 집착과 다른 말로 중도가 있으며, 우리는 일상에서 중도를 추구해야 한다. 중도를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스스로 자유로워진다. 해야 할 때 하는 것, 하지 말아야 할 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집착에서 멀어지는 습관이다.


이 책은 불교가 내 삶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불교 교리에 대해 명확하지 않아도  어렵지 않다. 이 세상의 모든 본질적인 요소는 언어와 개념을 초월한다. 내가 추구해야 하는 연기의 개념은 나 스스로 자유로운 상태로 두는 것이다. 나를 자유롭게 하면 남도 자유롭게 만들어 준다. 돌이켜 보면 내 주변에 나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은 남도 괴롭힌다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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