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논문법 - '논문의 신' 자현 스님이 대놓고 알려주는 논문 쓰기의 기술
자현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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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때 상업 선생님이 생각났다. 그분은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었고, 그땐 그게 존경의 대상이었다. 돌이켜 보면 그분은 공부를 좀 더 하기 위해서 석사논문을 가진게 아닌 학교에서 승진하기 위햐서 석사논문을 취득한 케이스였다. 방학이나 야간 대학을 통해 석사 논문을 취득하셨으며, 지금 우리는 석사 논문의 가치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학교를 나와서 대학원에 들어가 석사 논문을 취득하려면 좀 더 공부해야 하며, 석사 논문 작성에 있어서 요령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은 목적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은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나 논문을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필요한 책이다. 저자는 봉은사 스님이며, 미술과 미술사에 대해 다수의 논문과 책을 써냈으며, 자신이 논문을 쓴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논문을 쓸 때 필요한 요령들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으며, 논문 쓰기의 형식과 구조에 대해 면밀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대학원과 대학의 차이점 뿐 아니라 대학원에서 지도교수와 잘 지내는 법 , 논문을 쓸 때 주제를 어떻게 잡고, 구조와 형식을 어떻게 설정하는지 꼼꼼하게 짚어 나갈 수 있으며, 표절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독특한 비법도 이 책에 등장하고 있다. 자현 스님께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논문을 써내려 갈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남다른 주제 설정과 논문 쓰기의 기본 형식에서 벗어나지 않고 써내려 갔기 때문이다. 


석사 논문과 박사 논문은 질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석사 과정은 6년이 넘어서면 영구 수료가 되어 졸업자격이 박탈된다. 박사는 그 기한이 10년으로 늘어난다. 그건 시대가 변화를 추구하면서 석사와 박사 과정에 있어서 논문의 질을 높여나가기 위해서다. 또한 석사 박사 과정 입학은 학기마다 이루어지며, 지도교수와 인간 관계에 대해서, 논문에 지도교수 이름이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 졸업 논문의 주제를 정하는 것 또한 혼자서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 특히 지도교수의 성향에 따라서, 수업 받는 학생 수에 따라 발표횟수는 늘어나며, 자신이 해야 하는 수업 준비 또한 덩달아 늘어난다. 


논문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추리소설과 같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작은 단서들을 조합해서 지금은 사라진 포즐의 다른 조각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논문 중에는 실험의 결과와 새로운 발견을 보고하는 형식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소개 논문은 진정한 논문이라고 하기에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마치 범인이 너무 명백하면 재미있는 추리소설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p126)


저자는 이 문장에서 논문이 가지는 특수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논문의 목적은 '진실에 대한 탐구'에 있다. 하지만 그것이 완전한 진실이 될 수 없다. 누군가 써내려간 논문이 탐구 과정에서 후대에 반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논문은 퍼즐 맞추기처럼 수 천개의 논문이 하나의 퍼즐이 되어서 큰 주제의 틀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그것이 논문을 추리소설에 비유하는 또다른 이유이며, 저자가 해마다 수십편의 논문을 써내려 갈 수 있는 또다른 비결이다. 또한 지도 교수의 전공과 연결하되 심사를 정확하게 하지 못하도록 남다른 주제를 설정하는 것이 논문 심사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비결이며,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논문을 기본 자료로 활용해 재가공하여 자신의 논문으로 써내려갈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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