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의 위로 - 당신에게 건네는 따뜻한 문장의 향기
유재은 지음 / 프로방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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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 심취하다 보면 양서를 발견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누군가 양서와 악서를 구별해 준다면 그것만큰 좋은 경우가 없다. 반면 그런 책들은 대중서이기 때문에 나처럼 남들이 안 읽는 책만 골라서 읽는 사람들은 실망할 수 있다. 이 두가지를 조화롭게 연결시키는 건 참 쉽지 않다. 유재은 씨의 <종이책의 위로>는 대중적이면서 실망스럽지 않은 책들을 읽고 싶다면 권하고 싶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55권의 숨어있는 책들은 신간이면서 책 속의 또다른 이야기들을 작가의 마음과 결부짓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위로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나의 마음과 작가의 마음이 통할 때, 나의 현재 처한 상황을 작가의 책 속의 하나의 구절이 내 마음을 들여다 본다는 것처럼 어떤 책을 읽다 보면 특별한 한 구절에 시선이 가게 되고, 어느 순감 시간이 멈춰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의 의도와 달리 문장에서 작가의 의도보다 더 과장해서 오독하는 경우도 더러 있으며,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작가 또한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구나 하는데서 나는 새로운 생각을 공짜로 얻는 경우도 있다.내가 처한 상황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작가 장영희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그의 불행에 나는 괜찮다 하며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게 된다.,


나라고 바보 아닌 이상 돈을 벌 줄 모르겠습니까?
돈이면 다아 되는 세상이 싫어,
나는 돈조차 싫었습니다. (p58)

이오덕 선생님과 권정생님, 두 분은 서로 자신의 삶을 공유하고 있었으며, 운명 공동체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흡사한 삶을 살아왔다. 돈이 전부인 세상에서 돈의 가치보다 다른 가치를 얻으려 했던 두분의 모습은 물질 만능주의 세상에서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게 된다.


나쁜 뉴스를 보고
내 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면
남의 행운 역시 부러워해서는 안 된다.

지금 역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살아오는 동안 큰 행운이 없었으니.(p82)


뉴스를 보면 좋은 소식와 나쁜 소식이 반복된다. 나쁜 소식은 누군가의 불행이고, 좋은 소식은 누군가의 행운이다. 이 두가지에서 우리는 후자의 경우에 더 눈길가게 되고, 부러워 한다. 정작 누군가의 불행이 내 앞에 닥칠지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간간히 내 주변에 뉴스에 나올 만한 사건 사고가 나오면 충격 아닌 충격을 받는 이유는 그 사건이 나에게 엄습할 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내 앞에 놓여진 행운과 불행에 대해서 무심하고, 초연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생각한다


아내는 동경과 욕망을 구별하는 법을 
서서히 익혀가는 것 같았다.
언제라도 태도와 취향,의지를 철회할 자세를 취하면서
자신이 버릴 것과 간직할 것을 구분해나갔다. (p100)

내가 동경하는 것과 욕망은 어떤 것이 있을까, 어릴 적엔 동경하는 것이 참 많았다. 누군가 뭔가를 가지고 싶으면 나도 언젠가 가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성장해왔다. 그것을 가지고 난 이후, 나는 어느새 욕망과 동경을 구별하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동경과 욕망을 구별한다는 건 내가 가져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구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나는 아직 그걸 잘 모르겠다. 언제쯤 그것이 가능해질까..매일 매일 버리거나 나눔을 통해 욕망과 동경을 구별하면서 살아가야 겠다 . 노력해야겠다. 욕망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 나 자신을 위해서...


처참함 때문에 우리는 죽고 싶지만,
처절함 때문에 우리는 이 악물고 살고 싶어진다.
처연함은 삶과 죽음이 오버랩 되어서 죽음처럼 살고, 삶처럼 죽게 한다. (p131)


남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집중력이 좋아지고 성격이 진중해진다는데,
나는 오히려 그 반대인지
잡념이 많아죠 책 한권을 잡고
일주일을 넘기기 일쑤다

서평원고도 오늘 저녁을 넘기면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놓으니,
책의 나머지 반을 대충만 읽고
마치 정독을 한 것처럼 서평을 쓰는 수밖에 없다.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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