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김웅 지음 / 부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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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혁의 <검사님의 속사정> 이란 책을 읽게 된 이후 검사들의 실체가 궁금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검사의 현재 위치, 과거의 검사의 위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긍정적인 시선보다 부정적인 시선이 더 크다. 남북 분단의 현실 속에서 검사 하면 공안 검사가 떠올리듯 한국 근현대사에서 검사가 행하였던 모습들, 권력의 도구로서 보였던 행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으며, 권력이 바뀔 때마다 검사들의 입지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 정도는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면 상식이 되었다. 어쩌면 고 노무현 대통령이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이면에는 검찰 개혁 실패가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이 책은 검사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검사는 종류에 따라 특수, 공안, 강력, 금융조사계, 기획,외사, 형사과로 나뉘고 있으며, 저자는 이중에서 형사계에서 일하고 있다. 스스로 생활형 검사라 자처하고 있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검사와는 다른 대한민국의 밑바닥에 존재하는 어두운 현실을 비추고 있다. 특히 미디어에서 다루지 않는 이야기들이 대다수라서 흥미로웠다. 여기서 대한민국에서 제일 많은 사건이 사기이다. 한해 24만건 정도 사기가 일어나고 있으며, 대한민국 사회에서 사기전과가 많은 이유는 범죄의 위험성보다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그들은 사기 전과를 가지고 있어도 또 사기를 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검찰 조차 그들의 사기 행각에 혀를 내두를 때가 많다. 특히 전과 10범 이상 넘어가는 이들은 초보 검사들이 감당하기 벅찬 경우가 대다수이다. 


미디어는 우리 사회를 선과 악으로 나눈다. 특히 살인이나 어린이 학대나 미성년자와 관련된 범죄일수록 그런 경향이 짙다. 어떤 사건의 전후 상황을 파악하지 않고, 검사가 기소를 하기 전에, 판사가 판결 내리기 전에 기자들이 먼저 죄를 단정짓고 결론 내린다. 이런 경우 검사들은 그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의 전후를 파악하는 것 뿐 아니라 기자들이 쓴 기사의 진위 유무도 파악해야 한다. 검사 한 사람으로 인해서,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부각되고 있는 계모와 어린 아이 간에 일어나는 강력범죄들 , 그 범죄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대다수 계모가 가해자이며, 천륜을 버리는 잔혹한 범죄라는 기사 타이틀을 달고 올리는 경우, 그것이 남의 문제가 될 때와 내 문제가 될 때 그것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공무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들이 진상 민원인이다. 매일 아침이면 찾아오는 진상 민원인은 공무원지 자리를 뜨는 경우가 상당수 많고 때로는 당근과 채찍을 휘두르면서 벗어나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한다. 검찰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보편적으로 검찰 하면 우리는 조심스럽고 겁나는 공간으로 인식하는데, 전과가 클수록, 법의 허점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일수록 검사를 호구로 생각한다. 처음 저지른 범죄 하나가 번복되면서 검창의 생리나, 그들의 조직 구조 뿐 아니라 그들이 피의자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으며, 그것을 악용한다. 책에서 검사가 피의자를 어떻게 다루는지보다, 피의자가 검사를 어떻게 다루는지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법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책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들의 힘듦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검사들이 식사를 할 때면  손님들이 머물지 않는 한적한 골목에서 손님이 많지 않은 곳에서 식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자본주의 시스템이 범죄의 시작이 되고, 법의 근간이 되는 법철학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들은 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진지함을 마주할 수 있어서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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