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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사뿐사뿐 오네
김막동 외 지음, 김선자 / 북극곰 / 2017년 11월
평점 :
눈물이 나는 그림책입니다. 애틋함도 느껴집니다. 모든게 부족했던 지난날, 우리의 부모님은,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렇게 가진 것 없어도, 부족해도 견디며 살아왔습니다. 한국 전쟁이 끝나고, 미국이 주는 구호품에 의지해 살아왔던 그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도 겨울이 오면 모든게 꽁꽁 얼어버립니다. 그 어느때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지만 겨울을 지나간다는 건 참 힘듭니다. 농사가 전부였던 과거 우리들의 모습, 7남매를 낳고, 겨울을 난다는게 참 힘들었던 그 시절입니다. 딸을 낳아서 구박받고 딸은 그렇게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구박덩어리였던 그 때가 있습니다. 드라마 아들과 딸에 나오는 후남이,종말이가 바로 우리들의 부모님들의 또다른 모습입니다.
이 그림책은 일곱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착각 하고 있는 것, 놓치고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그건 우리의 할아버지 , 할머니에게도 부모님이 있었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셨다는 그 당연한 진리입니다. 단지 우리가 보지 못했을 뿐, 어릴 적 부모님에게서 내새끼, 내새끼 하면서 자라왔던 것처럼, 할아버지 할머니도 그렇게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내 새끼'였던 겁니다.
밤새 눈이 와
발이 꽉 묶여 버려
어쩔까
이 눈이 쌀이라믄 좋것네.(겨울, 박점례)
그랬습니다. 쌀이 귀하던 시절이 우리에게 있었습니다. 겨울철이면, 쌀은 더 귀했습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눈이 온 세상사을 뒤덮을 때 그 눈이 쌀이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매일 하루 한 끼 겨우 풀칠하던 그 시절, 그렇게 우리는 배고픔에 지쳐서 누군가의 머슴 생활을 자쳐했던 그 시절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모든게 풍족하던 아이들은 상상도 못합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 부족한 삶을 살아왔지만 , 서로 위해주고, 생각해 주던 시절입니다.나도 무족하고, 너도 부족하기에 그렇게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었으며, 따스한 봄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