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본색 세대에게 바친다
이종철 지음 / 스토리하우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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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중학교 사회선생님과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이 생각난다. 지금은 꼰대라 하지만 그땐 악질이라 불렀고, 담탱이라 불렀다. 수업 시간이면 퍽퍽 먼지가 풀풀 날리도록 맞았던 그 시절에 대한 기억들, 돌이켜 보면 그것이 스승의 제자에 대한 사랑이라 생각했다. 공교롭게도 학창시절 선생님에게 맞았던 아이들은 학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세대가 되었다.자신의 학창시절의 나쁜 기억들이 자녀들에게 되물림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교사 체벌 금지로 바뀌게 되었다. 교사의 처우는 좋아졌지만, 학생들이 교사에게 폭력을 행하는 또다른 이유가 된다. 


도서관에 다른 책을 고르다 책제목만 보고는 그만 충동적으로 대출해 버렸다. 영웅본색하면 떠오르는 인물 오우상, 적룡,주윤발, 장국영이 생각난다. 공교롭게도 장국영 하면 만우절이 생각나고 그에 대한 씁쓸함과 허무한 기억들이 교차되고 있다. 홍콩 영화의 도래로 인해 남자들의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영화 한편은 홍콩 마피아를 추종하는 또다른 이유가 된다.이연걸, 성룡에 대한 기억들, 그 당시 명절이면, 성룡, 이연걸, 주윤발 영화로 도배되었던 기억이 났다.


개인 컴퓨터가 나타나던 시기, Y2K 에 대한 공포도 그 땐 있었다. 하늘에 날던 비행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 CIH 바이러스가 개인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망가뜨리고, 그로 인해서 전국의 비디오가게가 데이터를 복구하기 위해 비싼 돈을 지출한 기억도 생각이 났다. 전도연 한석규 주연의 영화 <접속>에 아련히 채워져 있는 PC 통신에 대한 기억들, 저자의 추억은 나의 추억과 교차된다.만화 슬램덩크, 공포의 외인구단, 드래곥불을 가져와 야자시간에 봣던 기억도 있다. 


딱지치기, 말뚝박기, 구슬치기. 스마트폰이 없었던 우리들은 학창시절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비슷한 놀이를 즐겨했다.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문방구에 들어가 뽑기를 하고 구슬과 딱지를 샀던 기억들, 딱지 갯수가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의 척도가 되었던 시절이다. 오락실에서 겔로그, 1943, 테트리스,스트리트 파이터 등등 지금 수준으로 보면 그래픽 기술은 상당히 조악하지만, 그 땐 그것이 왜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최근 차태현, 김종국이 출연했던 <용띠클럽,을 보면서 그들이 오락게임을 즐기던 그 모습을 보면서 피식 웃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내가 즐겨갔던 오락실, 그 장소를 지나가면 오락실은 사라지고 다른 걸로 다 바뀌고 말았다. 오락실 주인은 조그만 방안에서 동전을 거슬러 주고, 100원짜리 100개씩 줄지어 놓았던 익숙한 기억들 조차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브룩쉴즈, 소피마르소, 피비케이츠, 왕조현 그들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해외연예인이다. 21세기 초 박은혜를 한국의 왕조현이라 부르고, 지금은 차인표의 아내가 되었던 신애라에게 한국의 피비케이츠라 불렀던 것, 두 사람이 인기연예인이 되었던 이유는 남자들이 좋아했던 이들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천녀유혼, 첨밀밀,브레이브하트,블루라군에 대한 기억이 아련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세상은 바뀌고 있고, 사람들의 가치관은 달라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이 세상의 변화로 인해 망각되었던 수많은 추억과 기억들이 재생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X 세대로서 서태지의 노래에 열광하고, 핑클과 SES의 노래를 따라 불렀던 기억들, 난 알아요, 하여가에 대한 아련한 추억, 신승훈, 김건모의 전성기에 대한 기럭들도 떠올랐으며, 정우성, 심은하, 최진실이 남겼던 작품들도 하나둘 기억이 났다. 책받침 담골 주인공이었던 이상아의 작품들도 기억이 나고 말았으며, 지금은 쓰여지지 않은 '얄개' 와 연관되어 있는 몇몇 영화들 또한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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