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것은 아름답다
앤드루 조지 지음, 서혜민 옮김 / 일요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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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숙모와 외할머니는 태어난 곳도 태어난 시기도 달랐다. 태언난 시기는 달랐지만 두분이 돌아가신 시점은 같은 해, 같은 달이었다. 11월달, 겨울이 시작되기 직전 두 분은 그렇게 돌아가셨고, 많은 걸 생각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외숙모께서 돌아가시기 전 병원에 입원하시기 직전에 우리집에 하룻밤을 머물러 있다 가셨고, 그렇게 나에게 외숙모에 대한 아련한 슬픔은 지금까지 남아있다. 죽음의 그림자가 자신에게 엄습해 올 때, 자신의 가장 가까운 외삼촌과 외사촌이 아닌 어머니 곁에 함께 있었던 건 , 자신을 누군가 기억해 주길 바라는 그 마음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였다. 그건 외할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외할머니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었지만 내색하지 못햌고 표현하지 못했다. 나의 습관과 행동 패턴은 어릴 적 외할머니의 가르침으로 비롯되었다. 엄격하고 무서웠던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들, 그것이 때로는 불편하고, 무서움으로 남아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그것은 외할머니의 사랑의 또다른 형태였다. 사랑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기에 제대로 베풀 수 없었고, 자신의 어설픈 사랑은 그렇게 딸에게서 손자로 되물림 되고 말았다. 강인했던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삶의 끝자락에서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 결코 가고 싶지 않았던 곳으로 갈 수 밖에 없었고, 나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와 허망함을 온전히 받아들인채 한달을 보낸 기억이 있다


그렇다. 우리는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사람이 강인하던, 힘이 쎄던,돈이 많던 돈이 적던, 그것은 전혀 무관하다. 세월의 흐름에서 우리의 삶은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하나의 죽음의 대기실이다. 다만 그것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인지하지 못하고, 무심코 넘어갈 다름이다. 나에게 주어진 남아있는 생에 대해서, 이 책에는 그 삶을 어떻게 채워 나가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죽음에 대해 불편해하고 외면하면서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느끼면서, 당연하게 누리고 살아가는 보편적인 가치들에 대해서, 감사함과 고마움, 만족과 사랑으로 채워 나가야 한다는 걸, 죽음을 코앞에 두고 있는 그들은 말하고 잇다. 행복이라는 것의 가치에 대해서 그들이 말하고 싶었던 것, 바로 지금 현재 누리고 있는 삶 자체가 행복이라 말하고 있다.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옥죄지 말것이며, 내가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해서, 건강함에 대해서 느끼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 삶의 의미와 가치를 온전히 받아들이면서 살아야 하는 그 이유가 이 책에 기술되어 있다.


사람은 죽을 수 밖에 없다.문제는 내가 언제 죽을 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바로 코 앞에 닥칠 수 있고, 평소와 다른 불안한 느낌이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건강하다고 자부했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된다. 병에 실려와서 자신의 삶을 누군가에게 내맡겨야 한다는 걸 스스로 인정해야만 한다면, 그 안에서 나는 어떤 걸 추구해야 하고, 어떤 걸 내려 놓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선택할 수 없고, 선택되어지지 않는 삶, 그 삶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정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와 가치들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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