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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잘하는 게 없어 - 숭민이의 일기(절대 아님!) ㅣ 풀빛 동화의 아이들 28
이승민 지음, 박정섭 그림 / 풀빛 / 2017년 11월
평점 :
한편으로 유치했고, 진지한 모습도 느껴졌다.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숭민이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은 숭민이 꿈꾸는 세상이 아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은 다른 것이지만, 부모님은 숭민의 꿈을 가볍게 생각한다. 그런 모습은 집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숭민이 좋아하는 아이 심지영. 책에는 심지영 말고도 동규와 성윤이라는 아이가 등장하고 있다. 부모님의 눈에는 , 선생님의 눈에는 분명히 심지영과 동규가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었고, 둘은 학교의 명예를 높여주는 똑똑하고 착실한 아이였다. 그렇지만 숭민에게는 심지영과 동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없었다.
숭민에게도 재능은 있다. 하지만 세상사람들이 숭민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 PC 방에서 사커 일레븐 45연승했다는 걸 그 누가 알아줄까, 아니 그걸 자랑했다간 혼나지 않으면 다행이다. 숭민의 머리 속에 뭐가 들었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님은 숭민의 꿈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태권도 학원과 국어 학원에 보내지만, 숭민은 태권도 학원도, 국어 학원도 원하지 않는 곳이며, 항상 도망갈 궁리만 하고 있었다. 결국 심지영과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되는 숭민의 마음은 떨떠름한 모습 그 자체였고, 지키지 못하는 계약서였다. 친구들에게 꼬딱지, 킁킁이 별명을 부르지 않는다는 계약서이고, 어길시엔 숭민이 좋아하는 게임 계정 아이디를 삭제하는 것이다. 숭민의 입자에선 거절할 수 있는 일방적인 계약서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심지영이었기에 스스로 계약사에 사인을 한 것이고, 심지영은 숭민의 머리 위에 있었다.
방송을 타면서 영재 수학 소년으로 입소문이 나게 된 동규와 글쓰기 대회에서 대상을 탄 심지영, 둘과 같이 어울려 다니는 숭민은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싫어하는 아이, 게임에서 자신을 농락했던 승윤, 숭민은 승윤에게만큼은 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칼을 갈지만 번번히 깨지고 말았다. 숭민의 마음 속에 '나만 잘 하는게 없어' 라고 말하는 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꿈도 없고 , 잘하는 것도 없었던 숭민은 자신이 잘하는 걸 인정해 주지 않는 세상을 미워하게 된다. 하지만 숭민에게도 자신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숭밍의 새로운 꿈을 만들어 가도록 도와주는 존재였으며, 숭민은 새로운 꿈을 펼쳐 나가게 된다.
숭민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 났다. 어릴 절 유행했던 오락실 게인 테트리스가 있다. 그 오락실 게임을 친구들보다 잘했던 나 . 그렇지만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았던 게임이다. 지금 생각하면 어른들의 생각과 가치관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책에 나오는 숭민처럼 서운함이 먼저 들었던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