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Book] 계단을 닦는 CEO : 오직 땀으로만 불행을 지워버린 청소아줌마 이야기 - 오직 땀으로만 불행을 지워버린 청소아줌마 이야기
임희성 지음, 박보영 정리 / 영인미디어 / 2017년 12월
평점 :
소녀가장 , 미망인, 과부, 남대문시장, 식당업, 청소용역업체.뇌종양 이것은 모두 이 책을 쓴 저자의 삶 속에 드러나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책을 쓰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보편적으로 이런 단어들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아니 이렇게 모여져야만 책을 쓸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우리 삶 속에 아픈 이야기, 슬픈 이야기는 넘쳐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얻고 싶었던 건 겉으로 드러나는 저자의 인생 스펙트럼이 아닌, 17살 임희성씨의 남대문시장에서의 첫번째 사회생활 이후 40년간 걸어온 인생 그 자체였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힘이 될 수 있고, 넘어져 있는 사람은 일어날 수 잇는 동기가 된다. 겉으로 보이기에 청소용역업체로서 가난한 삶을 살아왔을 것 같지만 , 저자는 남들보다 성공적인 삶을 살았으며, 그것이 저자의 남다른 인생의 자화상이다. 하지만 그녀에겐 아픔과 상처로 얼룩진 인생이기도 했다. 부자였지만 착한 아버지로 인해 하루 아침에 가난한 삶을 살아야 했던 지난날의 모습, 17살 남대문 시장에서 옷을 팔아야 했던 부대뽀 인생,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딸을 낳은 뒤 남편의 자살을 마주해야 했던 22살 어린 과부의 흔적들, 보편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삶이 아닌, 왜 나에게 이런 삶이 찾아왔을까 절망하고 고통스럽고, 늪에 빠질 수 있는 그런삶이었다. 하지만 임희성씨는 좌절하지 않았다.처음부터 맨몸으로 부딪쳐 온 인생이었고, 제로에서 시작한 인생이었기에 실패가 찾아와도 다시 일어나게 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단 하나의 몸뚱아리, 그것이 저자의 유일한 자산이었고,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남들이 독하고, 억척스럽다고 말할 정도로 남대문에서 13년간 밤낮으로 일했던 임희성씨의 삶은 스스소를 지탱할 수 있는 또다른 버팀목이었다. 유일한 혈육, 딸과 함께 하면서 때로는 스스로 감내할 수 없는 상처에 내몰리게 되었고, 흙수저로서 사람들의 불합리한 상황을 견디면 살아왔다. 때로는 절친에게 배신 당하면서 큰 상처도 얻게 된다. 그런 삶을 스스로 이겨내왔기에 이 책이 쓰여진 건 아닐까 생각된다.
남대문 시장에서 도소매업을 했던 저자는 식당업을 하였고, 청소용역업체 CEO 가 되었다. 겉으로 보기엔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안에는 여자로서 견딜 수 없는 인생 스토리도 존재하고 있다. 아파도 아프다 말할 수 없고, 힘들어도 힘들다 말할 수 없는 상황, 하루 2시간의 쪽잠을 자면서 동상이 걸려도 견딜 수 있었던 건 아버지에 대한 혐오감,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만, 아버지를 미워하면 할 수록 자신이 아버지와 가장 닮아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된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지만 자식들에게 숟가락 하나 불려 주지 못했던 아버지의 어리석은 모습 그 자체에 대해서 딸 임희성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싫었다. 똑똑하면서 냉정한 어마니에게 딸 임희성은 남편이나 마찬가지였다. 저자가 벌어온 돈을 차곡차곡 모으면서 그 돈아 네명의 여동생의 뒷바라지가 되었고, 집안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 돈을 많이 벌었지만, 그러나 행복하지 못햇던 임희성씨. 이 모습을 보면서 슬픔이 물밀듯 밀려왔다. 바로 나의 주변 사람들의 자화상이었기 때문이다. 가난하면 가난해서 돈을 모으지 못했고, 부자면 탕진해서 돈을 벌지 못햇던 사람들의 모습들. 저자의 부모님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쩌면 임희성씨께서 돈에 집착하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쳤던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생되었다. 보편적으로 우리는 성공을 하기 위해서 누군가를 닮으려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은 또다른 선택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고 유혹이 밀려올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닮지 않겠다는 의지 그 단 한가지만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스스로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의 유혹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저자의 인생에는 바로 그런 동기 부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로 인해 40대 뇌종양 수술을 하였고,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었던 또다른 이유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