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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만드는 사람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파타고니아였다. 이 책에는 파타고니아 고원과 그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가우초들의 삶, 그들의 삶은 우리가 생각했던 무난한 삶과 동떨어져 있다. 척박하였고, 혹독하였다. 바람을 등지면서 살아가는 그들의 일상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놓여져 있었다. 그렇기에 가우초에게서 그들의 신분을 물어보지 않았으며, 어떤 이들은 가우초를 자신의 피신처로 삼아가고 있었다. 종교적이면서, 철학적인 가치관을 내포하고 있어서, 저자의 은유적인 표현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 사람의 말에 따르면 자네가 찾고 있다는 남자는 파타고니아의 목동들이 만들어낸 상상의 인물이라고 하더군. 즉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지." (p109)
네레오 코르소는 찾고 있었다.'바람을 만드는 사람' 그의 이름은 웨나라는 존재였다. 늙은 가우초에게서 들었던 웨나는 네레오의 마음을 사고 잡았으며, 네레오가 웨나를 찾기 위해 전세계를 떠돌아 다녔던 또다른 이유였다. 소설 속에서 '웨나'는 전설이면서, 영웅이다. 그러면서 그의 존재는 허상이었고 꿈이었다. 허상으로 존재하기에 네레소가 웨냐를 쫒아 다니는 것은 것에 대해 세상 사람들은 이해하지 않았고, 믿지 않았다. '웨냐'는 허상이기도 했지만 '꿈'이기도 했다. 자신의 꿈을 성취하기 위해서 네레오의 어린 시절부터 노인이 될때까지 걸어온 길을 보면 그가 '웨냐'를 쫒아 다녔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웨냐를 찾는 게 아니었으며, 그가 찾고 싶었던 것은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 자신을 온전히 믿어주는 사람을 찾으려 했다. 작가는 네레오의 마음 속에 감줘진 욕망을 우리의 자화상과 연결시키고 있으며, 꿈을 쫒아 다니는 이들이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걸어온 그 발자취를 네레오를 통해 투영하고 있었다.
네레오의 얼굴에 굶주린 아이가 젖을 문 것처럼 포만감이 넘쳤고 눈빛은 자아를 벗어난 구도자의 눈빛처럼 맑고 깊었던 것이다. 그것은 영혼과 육신이 산화하는 몰아의 경지였다. 발터는 그렇게 충만한 기쁨에 빠져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발터는 곧 네레오가 호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만이 알고 있는, 자신만이 믿고 있는 어떤 대상과 영혼의 교감을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p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