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
나무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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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과거보다 다 많은 정보와 지식을 받아들이게 된다. 내가 얻은 지식과 정보, 배움은 나에게 유용한 도구가 된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하나의 틀에 가두어 버린다. 보지도 않고 본것처럼, 해보지도 않았는데 한것처럼, 우리를 착각 속에 빠트리게 되고, 선입견, 편견, 차별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또다른 이유가 된다. 특히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가치관이 뿌리 내이고 있다. 엄연히 일본과 일본인은 다른데도 말이다. 일본이 나쁘다 해서 일본 사람이 나쁘다는 생각이 우리에게 뿌리 내리면서 서로가 소통하지 못하고 인연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한다. 일본을 안다는 건 나의 인생을 풍요롭게 할 수 있고, 우리가 가진 문제들을 그들의 시선으로 풀어나갈 수 있고 해결해 낼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열여섯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보면 그렇다. 자의적으로 일본과 연결된 경우도 있고, 우연한 기회에 일본과 연결된 경우도 잇었다. 마냥 일본이 좋아서 일본에 가거나 한국에 대한 염증으로 인해 도피성 짙은 성격으로 일본에 간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은 일본에 대해서 일본 사람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그대로 바라보고 있으며, 일본에서 적응해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인지, 또한 그들의 삶 속에서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 나갈 수 있다. 일본이 가지고 있는 고령화 문제만 하더라도 그러하다. 공교롭게도 우리는 일본의 모습을 알게 모르게 닮아가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숙제이다.


유정래 <아이키도와 일본 유학>
이 책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고 저자의 일본 이야기가 자세하게 나온다. 저자인 유정래씨는 15년 반의 일본 유학생활을 포함해 일본 생활을 17년째 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에서 아이키도를 하면서 정기도를 고안하였다. 여기서 정기도란 우리의 합기도이다. 저자 스스로 일본 생활에서 자신이 가진 고질병을 치료하게 된 계기였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좌골 신경통은 3년동안 병원에 다녔지만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일본에서 이와마 아이키도를 체험하면서 자신의 병도 고쳤고 건강도 되찾게 된다. 일본에서 자신이 쓴 유학생 논문이 일본 전국 외국인 대학생 중에서 1위를 차지하는 귀염을 토하게 된다. 저자에게 일본에 대한 기억은 고마움과 감사함에서 비롯되었다. 책에는 저자가 쓴 '속담으로 본 한일간 사회적 통념의 차-튀어나온 말뚝은 얻어맞는다'를 예로서' 가 소개되고 있다. 


최나영 <에노시마의 한국인 며느리>

최나영씨는 국제 결혼하였고, 일본에 살고 있다. 남편은 같은 회사의 일본 본사 직원이다. 저자보다 나이가 어린 남편, 두 사람은 직장 동료에서 부부로 바뀌게 되었고, 도쿄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가나가와 현의 쇼난에서 살고 있다. 책에는 일본에서의 삶이 자세히 묘사되고 있다.스스로 날라리 주부하고 말하는 최나영씨는 일본에서 자전거를 타고 쇼핑을 즐기는 마니아다. 비빔밥을 바라보는 일본인의 시선과 아무렇지도 않게 비빔밥을 먹는 한국 며느리의 대조적인 모습은 상당히 재미가 있다. 또한 빵에 대한 시선도 일본과 우리는 차이가 있다. 우리는 빵에 대해 빵과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건 모두 빵으로 부르는 반면에 일본인들은 다르다. 빵과 과자를 구분하고 케익을 구분하는 그들의 껌꼼함이 엿보였다. 


일본과 우리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핮비만 그들의 매뉴얼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은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 중 하나이다. 또한 책에는 일본 동일본 대지진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고 있다. 만약 우리가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유사한 겪었다면, 방사선 문제로 인한 걱정을 드러냈을 것이고, 언론은 그걸 반복해서 쏟아낼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방사선 오염 농산물이나 어업물을 먹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방사능에 오염되었다 하더라도 먹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서로 도와주게 된다. 일본인들은 그들은 한시간이 지나도 두시간이 지나도 질서를 유지하고, 새치기를 하지 않는다. 그들의 그런 질서유지는 우리와 차이가 있고, 때로는답답해 보인다.여기서 그들의 남다른 적응력과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일본의 고령화 문제, 병원 문제에 대해서 그들의 대처법이 눈길이 간다. 우리의 삶 곳곳에는 빨리 빨리 문화가 숨어있다. 어이의 성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엄마들은 그렇지 않다. 추성훈의 아내 야노시호가 추사랑에게 보여준 모습 그 자체가 일본의 보편적인 아이 교육 방식이다. 느리더라도 천천히 제대로 가르치는 것, 그것이 그들의 보편적인 양육 방식이다. 또한 출산 문제에 대해서도 그렇다. 대한민국의 출산 문화 속에는 병원의 친절함이 묻어난다. 일본의 출산 문화 속에서 병원의 모습은 우리와 다른 평범함 그 자체이다. 이 두가지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걱정과 근심을 늘어놓은 이유가 있다. 우리는 아이의 출산과 육아에 대해서, 병원이 내 아이를 어떻게 하는지 하나에서 열까지 알려고 하고, 병원은 거기에 맞춰 서비스를 진행한다. 일본은 그렇지 않다. 꼭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산모에게 알려줄 뿐이다. 우리의 "아는 것이 힘이다' 와 일본의 '모르는 것이 약이다' 가 서로 비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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