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의 품격 - 민폐적 인간을 예방하는 강단있는 자세에 대하여
최서윤 지음 / 웨일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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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드라마가 재미가 없어지고 예능과 시사,다큐에 더 관심 가지고 봇게 된다. 특히 매주 방영되는 JTBC <차이나는 클래스>에서 거의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이가 있으니, 그의 이름은 최서윤이다. 사실 최서윤을 마주했을 땐 JTBC 아나운서라 생각했던게 사실이고, 이 책을 읽으면서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그 방송의 알맹이면서 , 실제적인 <차이나는 클래스>와 맥을 같이하는 존재가 최서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방송에선 홍진경의 분량이 많이 나오고 최서윤의 분량이 적은 건, 제작진의 의도였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최서윤의 순화된 질문들, 방송으로 적합한 이야기만 보았던 것이고, 편집된 부분이 상당수 있었던 거다.


최서윤은 스스로 콩가루 집안 언시생이라 부른다. 또한 책에는 비속어가 상당수 섞여 있다. 스스로 프로불편러라 부르며, 사회의 모순에 대해 직선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최서윤의 생각과 가치관은 기존의 책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걸러내지 않는 우리내의 속마음이 이 책에 담겨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 내재된 '모난 돌이 정 맞는다'의 속담에서 스스로 모난 돌이 되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스스로 모난 돌이 되기로 결심한 듯 보여지는 아웃사이더로서의 최서윤의 모습은 내가 원하는 이였고 동질감을 느꼈다. 지극히 진흙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사회에서 도덕적이고, 청결하고, 깨끗한 이미지만 부각시키는 우리 사회의 걸러낸 모습과는 차별적인 모습를 이 책에선 보여주고 있다.


최서윤의 10대는 중산층 여느 가정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부모가 이혼하고 친엄마와 떨어지게 되면서 , 아빠와 살았던 지난날 , 그리고 두번째 엄마와도 다시 이혼하게 되면서, 최서윤은 스스로 독립해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아빠의 강제적인 퇴거 명령은 굴복할 수 없는 선택이었고, 최서윤은 단열이 되지 않고, 방음이 되지 않는 4평 남짓 원룸에 자취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것은 최서윤에게 주어진 삶은 최서윤 스스로 치열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세상의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현실과 싸우게 된다. 가만히 있으라, 조용히 하라는 우리 사회의 또다른 모습들, 그들의 폭력적인 가치관에 최서윤 스스로 분노하고, 화를 내고 있다. 20대 잉여 잡지를 표방한 책을 출간하고, 편집자로서, 때로는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채워나가기 위해서 알바를 하면서 살아가는 모습, 그의 모습을 보면 ,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삶을 추구해야 하는지 하나의 기준점이 된다.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싸움닭처럼 변하지만, 그럼에도 진흙 속에 하나의 꽃을 피우기 위한 최서윤의 아름다운 몸짓과 마주하게 되었다.


문득 '욕 잘하기 운동본부'를 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지사지를 시도한 결과 글에 들어간 '개새끼' 라는 표현이 듣는 개새끼와 개새끼 가족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것까진 알겠다. 하지만 나는 세상 모든 개새끼를 욕한 게 아니라 옆집 개새끼를 겨냥했는데? 옆집 개가 내게 주는 스트레스를 기록하고, 이것이 아만 겪고 있는 고통이 아니라는 지각에 기반을 두어 제도적 변화와 개 가족들의 인식 변화를 추구하려는 의도가 컸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익살 좀 떨어보려고 사용한 단어임을 인지하리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몰라주는 것이 서운했다. 하지만 내가 오해의 여지가 있게 썼다고 생각하며 반성해보겠다. 그래도 옆집 개는 욕하고 싶다.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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