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 새재를 넘은 목민관 이야기
신현국 지음 / 리즈앤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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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니 꽤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질문 하나가 있다. 왜 TK 지역에는 과거엔 한나라당, 새누리당, 지금은 자유한국당 출신이 지자체와 국회의원을 싹쓸이 하느냐였다. 그건 그들이 만들어옿은 프레임이 TK 지역 곳곳에 스며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거철이면 , 공천을 얻기 위해서 안달복달하던 그들의 작태, 이 책을 읽으면서 문경이라는 작은 소도시의 시장이었던 신현국씨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사는 곳에 있는 그들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저자는 2006년 문경 시장이다. 4년마다 열리는 지자채 선거, 그 때면 항상 정권이 바뀌고, 부정 부패가 만들어진다. 최근 들어서 김영란 법이 만들어진 것은 우리 사회의 만연한 부패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 대구 경북 지역의 정치인들의 구태적인 모습을 보면 그렇다. 공직자들은 서로 주고 받는 것이 일상화 되었고, 그걸 반성하지 못하는 구태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모습을 우리는 당연하게 생각한다. 문경 출신이었던 저자는 농업진흥청의 농업 연구원으로 일하다 고향 문경으로 내려와 선거판이 뛰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이 말리는 그 지저분한 곳에 뛰어들면서 선거 5번, 재판 5번을 겪게 되었다. 우리 사회의 법이라는 것이 선거와 연결되면 어떤 형태로 변질되는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우리 사법 시스템의 민낯을 이 책을 통해서 마주하게 된다. 또한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문경이기에 저자의 이야기가 익숙하였고, 문경에 들어선 국군체육부대 유치의 비하인드가 나와서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10만이 채 안되는 작은 도시에 기업체를 유치하고, 공공기관을 유치하고,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려는 그 이유는 바로 대도시 쏠림 현상이 벌어지는 대한민국 현실과 연결된다. 


책에는 저자의 재판 과정 하나 하나가 나오고 있다. 또한 그걸 목민관과 연결짓고 있으며, 다산 정약용, 조선의 세종임금과 정조의 이야기를 함께 엮어 나가고 있다. 특히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상대 후보의 악의적인 행태를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으며, 안동 MBC 에서 후보 토론회에서 30초간의 설전이 재판으로 이어진 그 뒷 이야기를 보면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정작 그 토론회에 대해서 시민들은 크게 관심가지지도 않고 보지도 않고 언제 하는지도 모르는데 그들은 그걸 가지고 싸운다. 특히 저자는 다산 정약용에 대해서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저자의 지난 10여년간의 삶이 다산 정약용의 삶과 비슷해서였는지 모르겠다. 새누리당에서 무소속으로 바뀌면서 마주하게 된 현실적인 문제들, 다산 정약용이 19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위기를 극복해 지금 우리에게 대학자로서 각인되고 있는 다산 정약용의 삶을 저자는 자신의 정치철학과 연결짓고 있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살아갈수록 참으로 와 닿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일은 거의 없다. 한 예로, 미팅마저도 거절당했던 내 전공도 문경시장 시절에는 효자노릇을 했다. 문경은 인구의 절반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양에도 '신은 한쪽 문을 닫으실 때 다른 쪽 문을 열어주신다'는 말이 있다. 내게는 의과대에 미끄러져 어설픈 마음으로 선택했던 농과대가 전화위복이 된 셈이니, 운명이란 때론 뜻하지 않는 방법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아주는 듯하다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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