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알레산드로 다베니아 지음, 이승수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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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영화 고모라가 생각났다. 그 영화는 이탈리아 마피아를 실체를 다루고 있는 영화이며, 이탈리아인들의 삶 속에 숨어있는 마피아의 폭력과 잔인함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영화였다. 처음 그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잔혹함은 현실은 영화보다 더하지 않을까 짐작하게 되었다. 다행이도 이 소설을 읽기 전 영화 <고모라>를 읽었기에 소설 속 이야기가 크게 충격적이거나 아프지 않았다. 마피아는 원래 저런 곳이라고 생각할 때와 마피아는 왜 저런 거지? 라는 생각을 가질 때 이 두가지는 크게 차이가 난다. 나의 생각과 가치관이 어떤 폭력과 마주할 때, 준비되어 있지 않을 때 그 고통은 배가 된다.


알레산드로 아베이아의 소설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이탈리아 마피아를 다루고 있으며, 실화였다. 소설 속 주인공 돈 피아 신부님은 이탈리아 팔레르모 브란카치오에 살아가는 가난한 아이들을 보살피면서 희망의 씨앗을 퍼트리고 있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살아갈 이유조차 모르면서 길거리의 부랑아가 되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주어진 삶은 죽음 또는 제 2의 마피아가 되는 것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흙수저가 금수저가 될 수 잇느 길은 열리지 않았다.무지와 가난함이 잉태하는 그들의 삶은 천당이 아닌 지옥이었을 것이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른채 내몰리게 되고,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주가 어떤 것이 있는지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것은 그들이 지옥에서 살아가면서 거기서 헤어 나올수 있는 자정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소년은 그렇게 마피아의 일원이 되고, 소녀는 창녀로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여지게 된다.


돈 피노 신부님은 그런 아이들을 거두고 있으며, 하나님의 아이로 거듭나도록 도와준다. 폭력이 왜 무서운지 모르는 아이들, 스스로 폭력의 재물이 되어서, 다시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하게 되는데, 그 행위의 실체와 마주하면서 아이들은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하는 것처럼, 가난은 또다른 가난을 잉태하고, 폭력은 또다른 폭력을 낳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마피아는 그들의 유일한 삶의 증거였기에 아이들은 거기서 헤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돈피노 신부님은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56세 되던 생일날, 아이들이 머무는 곳에서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의 희생으로 인해 아이들은 어쩌면 지옥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올수 있는 길이 열리는 건 아닐까, 소설 이야기를 보면서 그 뒷이야기를 상상하게 되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이탈리아에서 마피아는 또다른 사업이다. 그들이 총을 가지고 이권에 개입하는 것, 그들의 땅에 권리를 누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경찰보다 위에 서 있는 마피아의 실체, 정치인과 마피아의 유착관계를 엿볼 수 있다. 어쩌면 돈 피노 신부님의 선행은 그들의 사업을 방해하는 또다른 실체가 아닐까 , 그것이 죽음으로 이어진 또다른 이유였다.


100만권의 책을 읽고, 수천개의 도시를 방문하고, 수백 개의 언어를 배우고,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고 싶다. 진실을 알고 싶다. 진실이 있다면, 팔코네와 보르셀리노처럼 강하고 용감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아니면 적어도 만프레디 형처럼 되고 싶다. 하지만 용기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돈 피노 신부님과 대화를 해야 할 거다. 하지만 신 이야기로 빠질까 두렵다.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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