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 어른이 되어서도 너를 지켜줄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기억
김진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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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여주는 아빠의 사랑이 묻어난다. 입맛 까다롭고, 좋은 거, 싫은 거 분명한 딸, 15년째 딸을 바라보는 구애의 손길이 책 곳곳에 묻어나 있다. 딸과 아빠 사이가 아닌 , 딸과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 아빠의 다스한 마음, 언젠가 자신에게서 멀어질거라는 걸 알고 있기에 더 사랑하고 추억을 쌓으려는 건 아닌지, 중학생 딸 김윤희와 함께 동거하는(?) 아빠 김진영 씨의 사랑 가득환 요리 에세이 <딸에게 차려주는 식탁>을 읽으면서 행복이란 우리 가까운 곳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 김진영씨는 22년째 식품 MD 로 일하고 있다. 전국 방방 곳곳 누비면서 맛있는 재료와 먹거리를 찾아 다니면사 메뉴를 만들고, 음식의 정량을 체크하는 것, 마트에 가면 보이는 식자재를 개발하는 것이 저자의 직업이며 노하우였다. 그에게 음식은 그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하지만, 넘을 수 없는 산이 있으니, 중학생 딸 김윤희였다. 저자의 딸을 김윤희, 또는 김윤이라 부르는데, 좋아하는 것, 싫은 것이 분명하며, 딸을 위한 식단을 15년째 개발하는 아빠의 눈물겨운 호투가 엿보인다.


딸은 돼지고기를 좋아하지만, 소고기를 싫어하고, 상추는 좋아하지만 다른 채소를 안 먹은 아이, 비싼 버섯조차 입에 대지 않고, 음식에 참기름이 들어갔는지, 들기름이 들어갔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으며, 아빠의 음식 솜씨를 정확하게 아는 아이였다. 그런 딸을 위해서, 딸이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나 5분 대기조 마냥 항상 딸을 위한 요리를 준비하고 있다. 초등학생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아빠는 딸이 싫어하는 걸 먹이기 위해 음식에 딸이 싫어하는 음식 재료를 감춰 넣는 무모함도 보여진다. 한달에 계란 30개 이상을 먹으면서도 친환경 계란과 토종닭을 고집하는 딸과 아빠의 모습들, 딸의 까다로운 식성이 우리 눈에는 단점으로 보이지만 아빠의 눈에는 장점으로 보였다. 딸이 좋아한다면 까다로운 식성을 가진 사람들을 사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외할머니 집에 가면 밥을 흘리거나 반찬을 골라먹는 건 꿈도 꾸지 못했다.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이 있다 해서 안 먹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 나의 식성은 그나마 무난했지만 동생은 그렇지 못하였고, 매번 외할머니 앞에서 혼나는게 부지기수였다. 책에 나오는 아빠와 딸의 모습을 보면서, 딸이 버릇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다른 사람의 시선일 뿐 아빠에겐 그렇지 않다. 입이 까다롭더라도 무난하게 성장하기를 아빠와 함께 많은 추억을 쌓으면서 잘 커나가길 바라는 아빠의 사랑가득함이 묻어난다.


나는 '그러면 된 거다' 라는 말을 좋아하고 자주 쓴다.
나에게 찾아온 몇 번의 불행이 선물한 교훈이다. 새옹지마처럼 불행도 내 복이라고, 내 업이라고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그러니 이렇게 하루하루 계속 맛있는 밥상을 차려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한다. 딸이 하루라루 잘 크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그러면 된 거다.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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