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는 그림자
윤후명 외 지음 / 예옥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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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통일 될 시점만 해도 남북한도 조만간 통일 될 줄 알았다.김일성이 죽은 뒤, 김정일이 집권하고, 다시 김정은이 북한의 지도자가 될 당시만 해도 북한은 체제가 무너질 거라는 생각들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들의 착각이다. 북한은 김정일이 죽은지 6년이 지난 현 시점 김정은 체제 밑에서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혀간다. 북한 미사일과 핵무기로 인해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힘겨루기 안에서 김정은 스스로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만들어 갔으며, 여전히 북한에 제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미국의 트럼프에 맞대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과 한국 사이에 여전히 존재하는 전시체제는 평온함 가운데 위태로움 그자체이다. 과거 북한과 남한이 합쳐졌던 온전한 한반도 땅에 살았던 이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북한은 북한대로, 남한은 남한대로 살아가자는 논리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정치는 여전히 북한에 혐오감을 드러내면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저울질 한다. 


이 책은 나의 북한에 대한 관심, 우리는 언제쯤 통일이 될 것인가에 대한 생각, 북한사람들의 삶은 어떤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이야기 하는 북한인, 그들을 탈북민 또는 새터민이라 부르는데, 그것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두 나라는 같은 언어를 쓰고 있지만 삶이 다르고, 서로 다른 삶은 이질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서로 같은 언어를 쓰고 있지만 이질적이다. 이 책에서 남한의 작가들과 북한의 작가들의 표현법에서도 그런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북한을 관찰하는 남한 사람들의 언어와 탈북한 이들의 언어가 다름을 마주하게 된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이야기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삶을 관찰할 뿐이며 관조할 뿐이다.그들의 삶 속에는 인권이 있으며, 인권이 사라진 그들의 삶과 마주하게 된다. 국경을 넘는게 자유로운 우리와 달리 그들은 국경을 넘기 위해선 목숨을 버려아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죽음에게 들켜버린 운명에게도 반전은 있다. 일단 안면을 트게 되면 더 이상 두렵지 않다는 것, 어차피 삶의 끝이 죽음이라면, 깊은 호홉 한번 하고 다시 한 번 뛰어볼 기운을 끌어모으게 되는 것이다. 죽더라도 북한에서 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은 마지막 오기 같은 것이었다. 그는 다시 탈출을 시도했고, 중국에서 딸들과 재회했다. 그 사이 딸들은 용케도 한국의 아버지 형제들과 연락이 닿아 있었다.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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