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인생 - 거칠고 험한 세상, 목표와 열정만으로 버틴다!
박군웅 지음 / 마음세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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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광양회 (韬光养晦) 란 바둑에서 자기 돌이 약할 땐 참고 싸우지 말고 돌 세력이 강해 질 때까지 기다려서 반격하라는 뜻이다. 글의 해석은 빛을 감추고 밖에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p57)



책을 읽으면 성공과 실패 스토리를 마주하게 된다. 어떤 이가 성공을 거둘 때 그 패턴은 거의 비슷비슷하며 흡사하다. 하지만 실패 스토리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그건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어떠한 패턴에 가두고 감추려는 우리들의 심리가 숨어있다. 반면 실패의 스토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그대로 끄집어내 나처럼 살지 말라는 이야기를 내포한다. 자신의 어두운 이야기를 꺼낼 땐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우리 스스로 놓칠 때가 많다. 이 책은 저자의 인생 스토리가 있으며, 지난날에 대한 후회와 반성의 메시지가 나온다. 지금 현재 열심히 살고 있는 이유는 과거로 되돌아 갈 순 없지만, 앞으로 더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였다.


박군웅씨의 나이는 바둑기사 이창호와 비슷하다. 직업은 노트북 수리 전문가다. 20년동안 인두기를 사용해 노트북 기판에서 고장난 부분을 수리하고 원상 복구하는 일을 도맡아했다. 노트북이 작동이 안 될 때 수리하고, 침수된 노트북을 살리는 직업이 박군웅씨가 하는 잏이다. 박군웅씨의 직업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일반적인 컴퓨터 수리 기사와는 다른 일을 하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컴퓨터 부속품을 팔고, 컴퓨터를 조립하고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일을 주로 하는 컴퓨터 수리 기사와 달리, 노트북 수리 기사는 노트북 내부의 메인보드, 즉 PCB 기판을 수리한다. PCB 기판 내에서 미세한 부품의 고장을 감지하고 그곳을 새로운 부품으로 끼우는 작업이 박군웅씨가 하는 직업이다. 사실 요즘 스마트폰이 실생활에 파고 들어서 저자의 직업은 기술적이고 전문적이지만 사양 사업이며, 영세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전국 각 지점에 노트북 수리 기사가 있는게 아닌 택배를 통해 고장난 노트북을 받고 수리해 다시 내려 보내는 방법을 취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노트북 수리기사 뿐 아니라 피자 배달을 도맡아 하고 있으며, 새벽에 일어나 책을 쓰는 일도 함께 하고 있다. 24시간 빡빡한 스케쥴로 채워진 박군웅씨의 일상 속에서, 그의 과거에 대한 후회가 그려져 있으며, 사업 실패와 자신의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아내와 헤어진 문제가 엿보였다. 하루 하루 짝 짜여져 있지 않다면 스스로 자신에게 놓여진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잘못된 길로 나아갈 수도 있는 위태위태한 삶을 모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날 , 허송세월을 보낸 30대의 삶을 되돌아 보고 있으며, 40대엔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 책을 쓰고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저자에게 목표가 있고, 꿈이 숨쉬고 있었기 때문이다.


컴퓨터에 관한 이야기, 수리기사의 일상을 엿볼 수 잇어서 흥미로웠다. 20세기 말,네이버나 구글이 아닌 야후와 알타비스타가 인터넷 검색엔진으로 사용될 쯔음 컴퓨터 사업은 지금처럼 사양길에 내몰리지 않았다.TV 매체에서 박찬호가 나와서 컴퓨터 광고를 송출하던 그 시기엔 컴퓨터 하나 조립하면 10만원은 거뜬히 벌 수 있는 시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바껴버린 컴퓨터 시장은 경쟁업체가 모여서 서로 물고 물리는 산업으로 변질 되었다. 컴퓨러 수리 단가는 제자리 걸음인데, 컴퓨터 수리를 맡기는 이들은 점점 더 줄어들었다. 그럼으로서 동네 곳곳에 있었던 컴퓨터 가게들은 다른 업종으로 전환되었다. 그런 현실들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으며, 저자의 특별한 직업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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