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생태계 - 생성-성장-소멸-재생성 순환 체계 단절로 침하되고 있는
NEAR재단 엮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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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나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학교 반 학생수는 50명이 채 안되는 아이들이 한 반에 있었다. 나는 그게 당연한 줄 알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보냈다. 돌이켜 보면 그게 당연하지 않다는 걸, 요즘 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느끼게 된다. 나의 학창시절과 뭔가 묘하게 달라진 모습 속에서 괜히 꼰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움도 가지고 있다. 그때 언론에서 간간히 흘러 나왔던 뉴스가 있었다. 한 학급에 40명~50명 콩시루 같은 아이들과 함께 하면 교육이 제대로 되겠냐는 뉴스가 흘러나왔다.선진국의 예를 들면서 그들의 교육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한 학습에 20여명에 채 되지 않는 학급을 운영하고 있었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공부할 수 있었으니 우리도 그들을 따라해야 한다는 논리다. 공교롭게도 그것은 20년 뒤 현실이 되고 말았다. 한 학급 50명에서 20명으로 바뀌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교육 시스템은 과거와 흡사하며, 서열구조를 답습하고 있다. 선진국형 교육 시스템의 외형만 추구하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50년간 고출산 저사망 사회구조에서 저출산 저사망 구조로 바뀌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겉으로 보기에는 선진국으로 바뀌었지만, 구조나 시스템, 생테계는 과거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 그건 또다른 오류를 잉태하고 말았다. 학생이 선생님 머리 위에 있으며, 부모님의 치맛바람은 과거의 권위적인 선생님의 모습에서, 선생님은 대한 자기 효능감 저하로 바뀌게 되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 사회의 구조와 시스템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책은 경제 생테계를 표방하고 있다. 겉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대한민국의 경제 뿐 아니라 사회,정치,문화 곳곳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특히 과거와 다른 현제의 사회 시스템의 문제는 어디에서 기인하고 있는지,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막대한 돈을 지출하지만, 그 효과가 미비한 이유가 무언지 생각해 보게 된다.그건 정부가 우리 사회의 문제를 구조나 생태계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온전히 돈으로 해결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인들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든다. 즉 선거에서 자신에게 표를 더 많이 주는 사람들에게 이익이 가도록 정책을 만들고 시행한다. 겉으로 보기엔 효과가 보이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과거엔 정부의 정책이 국민에게 어느정도 먹혀드는 사회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지금은 정부의 정책이 만들어지면, 국민은 그걸 의심하고 본다. 그것의 효용가치를 따져 보게 되고, 나에게 이익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 계산한다. 정부의 복지 정책이 우리 사회에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출산 문제와 고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가 막대한 돈을 지출하지만 그 효과가 미비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생산 가능 연령이 높아지게 되고, 소비와 생산이 같이 위축되고 만다. 그것은 지금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기본적인 권리조차 얻지 못할 수 있다. 지금 내가 20년전 과거를 마주하는 것처럼 지금 중고등학생이 20년 후 지금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볼지 걱정반 기대반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마주하게 된다. 제4차 산업혁명이 우리 코앞에 놓여져 있는데, 우리는 거기에 대한 대비책이 전무한 현실이다. 여전히 제3차 산업 혁명에서 우리가 추구했던 추격형 경제 시스템을 답습하고 있으며,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의 양극화 현상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적이며 협력을 추구하는 경제생태계이다. 책에는 그 모습에 대해서 텍스트와 도표를 활용해 쉽게 눈에 보여지도록 설명하고 있다. 한가지 문제가 나타나면 그 문제가 또다른 문제를 잉태한다. 그건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경제 생태계가 서로 역이고 역이는 모습을 자아내고 있다. 한곳에 물이 새면 그곳을 막으면 해결되었던 과거의 모습과 달리 , 지금 현재 한 곳에 물이 새면 그곳만 막아선 안되는 경제 생태계를 추구한다. 책에는 우리 경제 생태계의 불합리함과 모순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창의력과 협력을 추구하는 미래의 경제 생태계와 우리가 지금 추구하는 권위적이며, 단절된 경제 생테계가 공존하게 된다. 지금의 부모님은 내 아이에게 창의력을 강조하지만 내 아이가 성인이 되는 그 시점이 되면 그 창의력이 협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기득권, 폐쇄성, 경직성, 단기주의, 현상 유지 증후군을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그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돈이 아닌 구조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하며, 사회와 정치 구조가 바뀌면 경제 생태계도 바뀔 수 있다는 걸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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