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덕 교육 강좌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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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그가 세상을 떠난지 47년이 지났다. 그가 남겨놓은 문학세계와 정신적인 토대는 후대 일본 소설가들에게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무라카미하루키, 히라노 게이치로가 대표적인 일본 작가이며, 그들의 문학 세계의 바탕에는 미시마 유키오가 숨어 있다.그동안 그가 남겨 놓은 문학작품을 접하면서 그의 정신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그의 극우적인 성향과 극잔적인 행동들,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그의 생각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며, 그의 언어 유희와 통찰력을 엿보게 한다. 그가 부도덕을 언급한 것은 어쩌면 우리 사회의 도덕적인 양식 뒤에 감춰진 위선과 허위를 드러내고자 했던 게 아닌지, 도덕을 강조하면 할 수록 그 안에 수많은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는 걸 그는 들여다 보고 있다.


<부도덕 교육강좌>, 이 책은 에세이다. 1958년에 출간된 도서이며, 그 시대에 상당한 반향이 있었다. 이 책에는 우리 사회를 감싸고 있는 도덕에서 벗어난 이야기가 많다.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하라는 것보다 하지 말라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도덕적인 것보다 비도덕적인 것들, 적당하게 도덕적이지 않는 삶을 추구하면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걸 미시마 유키오는 67개의 짧은 이야기들 속에 채우고 있다. 즉 조금만 비겁하게 살면 유쾌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음을 은유적으로 이야기 한다.


은혜를 잊어라
나는 고양이를 참 좋아한다. 고양이란 동물은 철저한 이기주의에다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양이는 배은 망덕하기는 해도 악질적인 인간들처럼 은혜를 원수로 갚거나 하는 일은 없다 (p159)

공치사를 늘어놓아라
이렇게 말하면 약자가 강자를 농락할 때 이용하는 여성적 테크닉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권력자는 강자다. 그렇다면 그에 못지않게 아첨을 좋아하는 모든 여성들도 강자라는 말이 된다. 이건 분명 모순이다. (p188)

비평과 욕설에 대해서
그 친구는 세상의 보통 욕설과 비평가의 욕설을 확실히 구별하고 있고, 또 비평가의 윤리를 확립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겠다. 하지만 나처럼 비평받는 입장이면서 동시에 비평하는 입장도 될 수 있는 정체불명의 인간이 보기에는 그 부분이 어쩐지 명확하지 못하다. 세상의 보통 욕설과 비평가의 욕설이 뭐가 다르자는 건가, 라고 몰아붙이고 싶어진다. (p240)

남에게 꼬리를 잡혀라
남에게 꼬리를 잡히지 않는 인간에는 이처럼 음양 두 종류가 있으며, 음성인 사람은 덕이 있는 선인으로 보이고 양성인 사람은 동양적 호걸로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 두 부류의 본질은 거의 같으며 양쪽다 굉장히 소심하다고 보고 있다. 여자가 남에게 꼬리를 잘 안 잡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약자의 자기방어 본능이 예민해진 결과라 할 수 있고, 또 사랑을 받는 입장에 있는 자의 나약함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랑을 주는 자는 빈손으로도 가능하지만, 사랑을 받는 자는 영원히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 한 다소의 신비감을 끝없이 보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꼬리를 감쳐야 하는 것이다. 뻔히 알고 있는 것은 사랑하지 못하는 게 바로 인간이다.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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