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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쓸모 많은 청년 창업 노트
하상원.이혁주 지음 / 성안당 / 2017년 11월
평점 :
내가 사는 터전은 인구 10만이 채 되지 않은 소도시다. 다른 지역에서 보여지는 창업에 대한 열기도 시들시들한 편이고, 실제 청년창업을 시도한 곳은 많지 않다. 정통적인 창업 아이템을 기반으로 하여, 지역적인 특색이 강하며, 때로는 지자체와 창업 정책의 엇박자가 현실이 되고 있다. 한 쪽에는 대형마트를 허가해줘서 시장 상권을 죽이고 있으며, 반대쪽에는 도시 재생산업을 기획하여 정부의 예산을 타내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답답할 때가 많다.시장 살리기, 창업지원을 하기 전 먼저 그들의 상권을 보호해 주는 것이 우선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영세상인이 많다 보니 파이를 나눠 가지는 경우가 많으며, 젠트리피케이션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역적 특색이 반영된 창업 아이템이 시장 곳곳에 만들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 지역과 밀접한 창업 아이템이나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창업에 눈길이 갔다.
인구 4만의 작은 어촌 장흥. 그곳에는 남다른 식당이 있다. '짓다 부엌'이라 부르며, 대한민국 대사관저에서 1년동안 일했던 윤지아 대표다. '짓다 부엌'은 장흥군의 정남진 토요시장에 위치하고 있으며, 독특한 마케팅을 형성하고 있다. 식당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뿐 아니라 전국을 무대로 입소문 마케팅을 펼쳐 나간다. 도시 위주의 고급 음식을 내놓고 있으며, 보편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시골 정서에 맞지 않는 고급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장흥 앞바다 파스타','표고버섯 리소트','장흥한우 채끝스테이크' .장흥 산지에서 나는 해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고 있으며, 여느 식당에서 보여지는 '테이블 회전률 제고' 방식을 도입하지 않는다. 사전예약제를 통한 음식 서비스,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원가를 높이면서 남다른 요리를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에는 독특한 가게가 있다. 서민음식으로 싼 맛에 즐기는 '호떡'을 매뉴로 내놓은 '삼맛호오떡'이다. 우리에게 간식으로 생각하기 쉬운 '호떡'을 간식이 아닌 음식으로 바꿔 나간다. 발상의 전환 속에서 이은영 대표는 남다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서 삼맛호오떡의 남다른 인테리어가 눈길이 간다. 눈으로 즐기고 맛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 음대 오빠의 감성과 미대 동생의 센스가 더해진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SNS 가 발달하고, 입소문을 중시하는 현대에서 그들의 창업비결은 창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내가 사는 곳에 있는 착한 프랜차이즈 '명랑 핫도그'이다. 기존에 핫도그 하면 메뉴가 다양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 내에 위치한 명랑핫도그는 시장 내에서 핫도그에 대한 개념을 바꿔 버렸다. 지나가면 자주 들리는 곳, 이곳에는 청소년들이 지나가면서 즐겨먹는 공간이며, 1000원~1500원 사이의 부담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이 책에는 명랑핫도그의 남다른 비결이 나온다. 착한 프랜차이즈를 표방하고 있으며, 상생을 우선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프랜차이즈 창업을 할 때 그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창업을 하는 창업주의 역량 뿐 아니라 다양한 부분을 체크하고 검증한 뒤 가맹점을 내주고 있다. 750개의 매장보다 더 의미있는 건 폐업률 0% 였다. 가맹점 수를 늘려나가는 것보다 폐업하지 않고 창업 성공을 돕는 것, 그것이 '명랑 핫도그'의 남다른 성공 비결이다.
창업에 성공하려면 남다른 아이템과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과거엔 지역에 기반을 둔 창업이 유리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지역 뿐 아니라 전국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으며, 창업에 있어서 어떻게 방향을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성공과 실패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 빨리 실패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창업 아이템에 채워 넣을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창업을 마주하는 창업주의 자세이다. 창어의 기본을 갖추는 것, 준비되지 않는 창업은 실패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