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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그렇게 대답했다 ㅣ 특서 청소년문학 2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상권 작가의 <숲은 그렇게 대답했다>의 장르는 청소년 소설이다. 청소년들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할지 마주하게 된다. 강호동이 항상 이야기 하는 피톤치드가 샘솟는 숲은 자연 속에서 우리에게 유익한 공기와 마으의 안식처를 제공한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 이면에 숨어있는 숲의 파괴, 개발 논리에 막혀 아이들의 가치관과 어른들의 가치관은 충돌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소설 속에 구체화하고 있으며, 아이들이 어른들을 꼰대라 부르는 이면에는 어른에 대한 혐오증이 반영되고 있다.
이 소설 속 배경이 나에겐 익숙하다. 어릴 적 태어난 곳이 숲과 가까웠기 때문이다. 물론 그 기억이 나에겐 존재하지 않는다. 어른들 이야기로 얼핏 들었을 뿐이다. 소설 속에는 숲이라 부르지만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숲이 있는 곳을 숲이라 부르지 않고 OO골이라 부르고 있다. OO골이라 부르는 조금은 촌스런 이름, 내가 살았던 곳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것처럼 문중 땅이 있었고, 그들이 관리하는 묘지가 있었다. 공교롭게 문중 땅 주변에는 소나무가 상당히 우거져 있었다. 좁은 골짜기였지만, 도로가 나고, 산이 깍이면서 숲이 작은 언덕으로 바뀌면서 외형적으로 많이 바뀌었으며, 왜 아이들이 숲을 보호하려 하는지 아이들의 가치관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숲을 보호하려는 아이들과 숲을 돈과 개발논리로서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어른들 사이에는 숲을 지키려 했던 선생님이 있었다.
소설 속에 나오는 일곱 아이들은 선생님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숲이 예기치 않은 이유로 불이 타면서 숲을 지키는 수뱍년의 수명을 가진 소나무가 불타버렸다. 나무에 영험한 기운이 있고 산신령이 있다 하던가, 아이들은 숲 속에 산신령이 있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여기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선생님은 숲이 망가지는 걸 반대하였고, 스스로 숲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였다. 하지만 숲을 지키는 가운데 암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게 된다.
세상을 떠난 선생님, 그리고 숲과 함께 하는 선생님의 묘지가 문중 땅에 만들어졌다.소설 속에 등장하는 교상이라는 아이와 그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부동산, 숲은 돈이 되는 사업이었고, 돈의 논리로 따진다면 굳이 지킬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걸 반대하게 된다. 개발을 하면 선생님이 남겨놓은 것들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숲에 만들어 놓은 아이들의 아지트가 사라지게 된다. 아이들이 어른들을 꼰대라 부르면서 , 한편으로는 스스로 꼰대가 되는 걸 두려워 하고 있다. 언젠가 자신들도 스스로 미워하고 혐오하는 어른들과 똑같아 질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현재를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나 이야기는 20세기 과거를 향한다. 숲에 대한 애착, 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모습들, 사람들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충돌하면서, 일곱 아이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상식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지민아, 난 진짜 두려워. 지금 어른들을 보면, 엄마 아빠 말야. 두려워. 그래서 있잖아. 언젠가 니가 물었지? 왜 이제 나무에 올라가지 않냐고? 난 그때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나무에 올라가면 얼마나 좋은지 아니? 처음에는 약간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는데. 나무랑 한 몸이라고 생각한 순간부터 어찌나 편해지던지. 생각해봐. 나무는 썩거나 부러지거나 태풍에 뿌리가 뽑히기 전에는 넘어지지 않잖아? 그러니 나문느 땅이나 마찬가지야. 내가 나무에 올라가지 얺은 것은 다시 내려오고 싶지 않기 때문이야. 근데 요즘 들어서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들어.나무에 올라가서 나만의 시간으로 갈고 싶다고." (P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