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2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진명 옮김 / 책세상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미시마 유키오의 <파도 소리>는 그리스 소설 <다프니스와 크로에>에서 모티브를 딴 소설이다. 이 소설은 그의 대표적인 소설인 <금각사>나 <가면의 고백>과 다른 우리에세 흔히 볼 수 있는 성에 대한 관점이나 성에 대한 탐닉, 인간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며, 160페이지의 작은 분량임에도 소설 이야기를 소화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탐미주의자였던 미시마 유키오는 그 시대상에 맞는 인간상을 자세히 묘사하려고 했으며, 그 시대에 살았던 이들 중 미시마 유키오와 나쓰메 소세키를 알지 못하고 일본 문학을 언급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만큼 그는 일본 문학사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 하고 있으며, 그는 치밀하고 계산된 삶 을 추구하면서, 45이 되던 해 할복 자살하게 된다. 그래서 그에 대한 친근함 보다는 거리를 두고 바라보고 싶은 그런 작가이다.



미시마 유키오의 <파도 소리>의 배경은 1400명이 살고 있으며, 둘레가 400미터가 채 되지 않은 작음 섬 우타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선에서 머물러 있는 소설 속 주인공 신지는 어느날 보았던 소녀 하쓰에의 아름다움과 마주하게 된다. 하쓰에의 성적인 아름다움 속에서 신지가 보여주는 소녀에 대한 관심 표출,더 나아가 야쓰오와 신지의 묘한 관계도 엿볼 수 있다. 


하쓰에는 테리 영감의 딸이다. 좁은 섬에서 신지와 하쓰에의 관계가 가까워짐은 두 사람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걸 동네 사람은 금방 알 수 밖에 없다. 미시마 유키오는 소설 속에서 일본 군국주의 전쟁 전후 시기의 일본 산업화에 대해 소설 곳곳에 배치하고 있으며, 우타섬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우타섬을 지키고 있는 섬과 그 섬의 등대장, 조그만 섬 안에서 속삭이는 은밀한 사랑에 대해 미시마 유키오의 새로운 관점과 머주하게 된다. 더 나아가 이 소설을 이해하려면 현대의 관점이 아닌 동시대에 함께 살았던 그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장소적인 제약을 이해할 수 있어야만 소설 <파도소리>를 파악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채 현재의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이 소설은 그냥 연예소설에 불과할 뿐이다.


'신이시여,언제나 바다를 평온하게 해주시고 풍성한 어획을 바랍니다. 그리고 마을이 갈수록 번영하게 해주옵소서! 저는 아직 한낱 소년이지만 바다며 물고기며 배 , 기상 등등 그 모든 걸 잘 알고 무슨 일이라도 잘 아는 뛰어난 사람이 되게끔 해 주십시오! 자애로운 어머니와 아직은 어린 동생을... 함께 지켜부십시오.,... ! 그리고 또 엉뚱한 바람이지만 언젠가 저 같은 놈에게도 마음씨 좋고 아름다운 여자를 맺어주십시오... !예를 들면 미야다씨 댁에 돌아온 딸과 같은...'(p26)


장롱,문갑,궤가 마련되걸랑
반드시 돌아오겠지.
어머님 아닙니다.
동쪽이 흐리면 바람이 불고
서쪽이 흐리면 비가 내려
아무래도 힘들겠어요.
미곡 천 섬 배에 가득 실어
순풍이 오거든 그 때 돌아가리라 (p46)


감자기 하쓰에가 신지를 바라보며 웃더니, 소맷자락에서 복숭앗빛 조개 껍데기를 꺼내서 신지에게 보여주었다.
"이거 기억해?"
"기억하고 있어."
신지는 아름다운 치아를 드러내며 미소 지었다. 그리고 자기 사진을 살그머니 만져보더니 신지에게 되돌려주었다. 하쓰에의 눈에는 자랑스러움이 어렸다. 자기의 사진이 신지를 지켜주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신지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험난한 모험을 헤쳐나갔던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힘이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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