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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리 종활 사진관
아시자와 요 지음, 이영미 옮김 / 엘리 / 2017년 11월
평점 :
"교코 씨는 '종활' 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마칠 종' 자에 '활동' 할 때 '활' 을 붙여서 '종활'이에요. 인생을 아쉬움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예를들면 유산상속과 과련된 확실한 유언장을 마련한다거나 묘지를 준비한다거나 원하는 장례식에 관해 가족에게 의견을 전해두기도 하죠. 그중에, 조금 전에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생전사진이라고 부르는데, 자기 영정사진을 살아있는 동안 찍어두는 활동도 포함돼요." (p174)
종활(終活) 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잘 쓰지 않는 단어이지만 , 얼추 무슨 의미인지 유추할 수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 사회에서 불고 있는 '종활'은 스스로 자신의 마지막 순간,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주변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준비하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그로 인해 재산분배 문제나 장례식 문제로 인한 갈등이 자주 있었다. 그것은 돈독한 형제 자매를 갈라놓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모게 되며, 영정 사진을 모티브로 한 이 소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알고 싶어지게 만든다.
아마리 종활 사진관은 '영전 전문 사진관' 이다. 카메라맨 아마리가 있으며, 이곳에 '구로코 하나'가 찾아오게 되었다. 소설 속 또다른 주인공 '구로코 하나'는 29살이며, 도쿄의 유명한 미용실에 헤어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다카이 노부오와 결혼을 약속했기에 '구로코 하나'는 퇴사를 학데 되었다. 하지만 어느 날 누부오가 미혼이 아닌 기혼이라는 사실을 털어놓게 되는데, 하나짱은 그로 인해 혼란스러워 하게 되었다. 마침 아마리 종활 사진관에서 헤어디자이너를 채용한다는 소식을 들은 하나짱은 이 곳에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명목상 사진관이지만, 이 곳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수익은 상당히 열악하였다. 단골 손님은 죽음을 앞둔 노인이었기에 그들이 원하는 낮은 가격의 사진 비용을 설정할 수 밖에 없었고, 사진을 찍고 영정 사진을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 세세하게 분리되어 있다. 그냥 사진을 찍는 경우와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만드는 건 차이가 있었으며, 데이터로 시디에 넣는 비용도 추가로 준비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하나짱에게 외할머니의 예기치 않은 죽음이 들리는데, 세 남매중 어머니에게만 유산에 대해 말하지 않는 외할머니에 대한 서운함이 묻어나게 된다. 하지만 소설 속 반전, 외할머니는 퀴즈를 좋아하였기에 어머니에게 감춰진 비밀 하나를 숨겨놓았으며, 하나짱은 외할머니가 남겨놓은 미스터리한 문제를 풀어나가게 되었다.
이 소설은 네개의 이야기로 나뉘게 된다.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에서 벗어나 영정 사진은 또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영정 사진에 담겨질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결정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 그 과정에 하나짱은 죽음에 관하여 많은 것들을 배워 나가게 된다. 단순히 사진 하나를 찍는 것이지만 그 안에는 남아 있는 사람을 위한 또다른 생각이 있었고, 자신이 살아가면서 말하지 못한 걸 털어 놓는 경우도 있다. 그 안에서 하나짱의 미묘한 마음의 변화가 엿보였다. 누구나 죽을 수 밖에 없는 우리의 또다른 운명, 이 소설은 나 자신에게 '죽음의 순간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또다른 메시지를 전달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