顔のない裸體たち (單行本)
平野 啓一郞 / 新潮社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히라노 게이치로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그의 사유방식이 드러난다. 그의 소설에서는 인간의 존재적 가치를 향하고 있다. 석과 악의 실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존재, 인간의 행동의 근원은 무엇이며, 왜 그런 행동을 자행하는지 바라보게 된다. 그 대상은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넘나들고 있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규칙과 그 규칙에서 벗어나는 일털적이 행동, 인간은 왜 그런 행동을 자행하고 그 결과는 어떻게 우리 앞에 놓여지는지 그걸 고스란히 거울로 투영하게 된다. 이 소설 또한 마찬가지이다. 진짜 우리 세상이 아닌, 이름이 가려진 또다른 세상 가상의 공간 인터넷을 향하고 있으며, 1997년 개봉한 영화 접속에서 보여줬던 순수한 우리의 모습에서 벗어나 지금 현재 우리는 어떻게 인터넷 공간을 활용하는지 마주하게 된다. 순수함이 사라지고, 도덕관념이 흐려진 우리의 세상 속에서 히라노 게이치로의 생각은 바로 우리의 시회 모습을 향하고 있다. 


인터넷이 생겨남으로서 우리는 나 자신을 은폐할 수 있고, 나이나 얼굴을 가릴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아바타와 새로운 존재감을 드러내는 닉네임을 만들어내 자신을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자신의 이름을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것 자체로 서로의 친밀함의 정도를 나타낼 수 있으며, 때로는 사적인 영역이 대중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걸 원하지 않치 않는다. 매스미디어 마케팅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는 건 바로 인터넷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면 대 면 서로 얼굴을 보고 단골 손님, 단골 상인의 개념이 존재햇던 전통적인 마케팅은 확장되어 인터넷에 고스란히 비추게 되고, 사람들은 신뢰를 기반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분리되고 통합된다.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이들과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은 서로 분리되어지고 때로는 통합된다. 여기서 다양함이 존재하게 되고, 인터넷 공간에서 과거의 습관은 바꾸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거래를 할 때 신뢰를 중시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아니 인터넷 공간에서 신뢰란 또다른 자본이 될 수 있다. 때로는 사기도 치고 인터넷을 매개체로 범죄도 저지르고 있다. 때로는 얼굴이 가려졌다는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인간의 욕망을 고스란히 드러내고자 한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얼굴 없는 나체들>을 통해 인간의 감춰진 욕망의 실체를 드러내고자 하였던 것이다.


소설 속에서 '미키'의 이름은 '요시다 기미코' 이다. 지방의 중학교 선생님이며, 아이들에게 사회를 가르친다. 또다른 주인공 '미치'는 '가타하라 미쓰루'이며 두 사람은 무언가 위험한 거래를 하게 된다. '미키'가 미치를 만나게 된것은 안터넷 안의 만남의 공간이다. 그곳에서 '미치'를 알게 되었고, 자신의 두 사람은 만나게 되었다. 순수한 성의 결정체였던 '미키'의 성에 대한 욕구가 분출하게 된 것은 '미치'였다. 선생으로서의 본분과 죄의식, 자신의 행위에 대한 불안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지만, 그녀에게 불안이란 성행위의 불안보다 자신의 존재 가치가 사라짐에 대한 불안이 더 커져 가게 된다. '미치'가 가지고 있는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혐오감을 '미키'를 통해 해소하려고 했으며, '미키'는 '미치'의 제안에 응하게 된다. 그건 '미키'의 성에 대한 의식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남자를 믿음으로서 점점 더 위험한 거래를 하게 된다. 두 사람의 성행위를 통해 서로의 욕망을 분출하였고, '미치'는 '미키'에게 두 사람의 성행위에 대해 동영상으로 남기자는 제안을 하기에 이르렀다. '미치'의 제안이 먹혀 들었던 것은 바로 '미키'의 욕망이 '미치'의 욕망과 일치하였기 때문이며, '미치'의 제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음으로서 서로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


두 사람 사이의 동영상은 인터넷 공간에 퍼져 나가기 시작하였다. 미키 몰래 퍼져 나가기 시작한 동영상은 열굴이 가려진 동영상이며, 2만명이 넘는 이들이 그 동영상을 보게 된다. '미키' 또한 자신의 얼굴이 가려진 동영상을 보았지만 분노하지 않았고,  화나지 않았다. 싫지 않은 거래였기에 자신의 마음 속 분노조차 은밀해짐으로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점점 더 대담해지기 시작한 '미치'의 행동은 결국 두 사람의 발목을 잡기에 이르렀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선과 악에 대해서 되물어 본다. 두 사람 사이의 행위에 대해 우리는 그들은 악이라 감히 말할 수 있을까였다. 두 사람의 합의된 거래는 서로의 욕망의 실체였으며, 실제 두 사람의 일상은 평범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들의 실체가 드러남으로서 대중들은 그들을 악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두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이들, 가까운 이들은 그들을 나쁜 사람이 아닌 평범하고 조용한 사람이라 말하기에 이르렀다. 인터넷이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수도 있다는 걸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알 수 있다. 선과 악의 개념이 아닌 욕망 덩어리로서 인간의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어른이 일으킨 사건도 사실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사건 직후의 취재에서 범인의 주위 사람들 대부분은 그를 '평범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데, 이는 무의식적인 사회적 책임회피다. 그와 같은 인간의 손을 붙들고, 공동체에서 탈락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힘을 빌려준다. 그런 이상적인 사회 구성원에는 그들과 같은 범인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다시 뒤집어 보자면, 이런 애두른 표현은 뒤에서 무슨 짓을 하든 평범함을 가장할 수 있을 정도로 평범했다면, 결국 그는 평범한 것이라는 인식의 표명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p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